포스트코로나 시기, 백일해 등 감염병 유행
감염내과-호흡기내과-소아과 협진시스템 구축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6개 재활용 예정
부산 온종합병원 음압치료병상 내부 모습. (사진제공=온종합병원)

부산 온종합병원 음압치료병상 내부 모습. (사진제공=온종합병원)


부산의 온종합병원이 감염병센터를 개설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를 비롯해 호흡기내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감염병센터는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최근 크게 유행하고 있는 백일해 등 감염병 진료에 초기부터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지난 2020∼2023년 4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호흡기 감염병이 크게 줄어들었다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5월 이후 다시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1차 감염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3급 법정 감염병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코로나19 이후 절반가량 감소했다.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발병의 우려가 큰 1종 감염병의 경우 지난 2018년 중동호흡기증후군 1건, 보톨리눔독소증이 2019년과 2020년 각 1건씩 발생한 것 외에는 신고 사례가 없었다. 2종 감염병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코로나19가 4급 법정 감염병이 되고 위기 단계가 ‘관심’으로 하향되면서 백일해·성홍열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에 소홀히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기준으로 올해 백일해 환자가 6986명으로,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일해는 지난 4월부터 환자가 증가하면서 6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인 홍역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WHO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32만이 넘는 홍역이 발생해 전년도인 2022년 17만여 건보다 88%나 증가했다는 거다.

코로나19의 입원환자 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1주에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했으나 6월 4주부터 증가하는 추세로, 최근 4주 동안 주간 입원 환자 수가 3.5배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0∼6세인 영유아 층에서 수족구병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함에 따라 영유아가 있는 가정·관련 시설의 소독 등 수족구병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처럼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각종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면서 온종합병원은 현재 운영하는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을 적극 활용해 ‘감염병센터’를 개설·운영하기로 했다.

온종합병원은 지난 2020년 질병관리청에서 공모한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 확충사업에 선정됐고 병원 11층에 음압병상 6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은 국가 공중보건 위기 때 신종 감염병 환자 등을 입원 치료할 때 환자·의료진의 감염예방과 병원성 미생물의 확산 차단을 위해 별도로 구획된 공간 내 특수 시설·설비가 설치된 구역을 가진 감염병 관리시설이다.

온종합병원은 국가지정 음압병상 외에도 중환자실, 인공투석실, 응급실 등에 격리 음압실을 갖춰놓고 중증·응급 감염병 환자 진료에 대비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감염병센터는 이진영 감염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김재훈 호흡기내과 교수,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의료진을 꾸렸다.

고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출신인 이진영 교수는 고신대병원에서 감염관리실장을 맡아 코로나19 팬데믹 때 같은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와 팀을 이뤄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온종합병원 호흡기센터장인 김제훈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임상 기반 아이디어를 R&D에 접목해 의료 기술을 개발하는 의사 과학자 양성을 위한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 연구 사업’에도 참여해 온 30대 후반의 젊은 학구파 의사다.

대한폐암학회 정회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평생회원, 대한중환자의학회 평생회원인 김 센터장은 폐결절, 폐렴, 폐결핵,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기침, 천식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재직시절부터 호흡기·알레르기 전문이던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때 온종합병원에서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벨D의 방호복을 온몸에 두르고 혼자서 환자 열대여섯 명을 돌보기도 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