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청년, 정신건강 적신호… 열 명 중 두셋은 우울증 경험”

입력 2024-10-22 11: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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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청년 대상 정신건강검진 2년마다 실시
“슬픔·불안·초조, 2주간 지속된다면 의심해 봐야”
정신건강증진센터 “조기진단 놓치면 만성화로 고통”
부산 온종합병원 전경. (사진제공=온종합병원)

부산 온종합병원 전경. (사진제공=온종합병원)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취업 불안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이 우울증 등으로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중 32.1%가 우울 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22.9%에 비해 9.2%포인트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전체 우울증 환자 중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26%에서 2022년 36%로 증가했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7만 6,246명에서 2021년 17만 3745명으로, 4년 사이 무려 45.7% 증가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가 12만 3592명으로, 20대 남성 환자 4만 172명보다 3배나 더 많았다.

이수진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과장은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1명은 한 번 이상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겪어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치료·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해 본 청소년 비율은 5.6%에 그쳤다”고 21일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 자료에서는 국내 고립·은둔 청년을 34만여명으로 집계하고 있고 이 중 14만여명은 은둔 상태가 장기화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우울증은 청년들이 겪는 우울장애를 의미한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울증의 대표 증상으로는 ▲슬픔 ▲허무감 ▲매사에 의욕 저하 ▲갑작스러운 분노 폭발 ▲불면이나 과다 수면 ▲폭식 ▲불안·초조 ▲집중력 저하 ▲생각이나 인체반응이 느려지거나 우유부단 ▲과거에 대한 후회나 죄의식 등이 있다.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최세지 정신건강증진센터 과장은 “청년 우울증은 학업·직장·대인관계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감정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때 나타난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고립된 시간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학업·취업·인간관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운동·명상·취미활동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휴식 등 규칙적으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일도 정신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이수진 과장은 “고민이나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고 서로의 경험과 조언을 나누며 위로와 지지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최근 ‘일반건강검진 내 정신건강검사’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20~34세의 청년들이 10년 주기로 실시해 온 일반건강검진 시 우울증 검사를 내년부터 2년 주기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중증 정신질환이 주로 처음 발병하는 청년기에 주기적인 정신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예방하겠다는 거다. 우울장애, 조현병스펙트럼, 양극성 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의 발병 중위연령이 20, 30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엽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에 불과해 다른 국가보다 현저히 낮고 청년층의 경우도 16.2% 수준에 그친다”면서 “향후 2년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정신검진을 함으로써 정신질환의 미치료 기간을 단축해 정신질환 증상 초발 후 최대한 빠른 발견과 치료 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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