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문객 세대별 선호 뚜렷… 불국사 ‘전 세대 1위’ 고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세대별 선호 관광지가 뚜렷하게 갈리며 경주의 관광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국립박물관 전경. 사진제공 ㅣ 경주시

20‧30대는 경주월드, 40대 이상은 경주박물관 부상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세대별 선호 관광지가 뚜렷하게 갈리며 경주의 관광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대에서 불국사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한 가운데, 20·30대는 레저 중심의 ‘경주월드’, 40대 이상은 전시·문화 기반의 ‘국립경주박물관’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주시는 18일 티맵 모빌리티 내비게이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인기관광지 현황’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연령대별 검색 비율을 토대로 문화·자연·역사·레저·체험 등 5개 분야를 종합해 집계한 것으로, 경주의 관광 흐름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자료에 따르면 불국사는 2024년 연간 데이터에서 20.2%, 2025년 1~10월 누적 데이터에서도 19.9%를 기록하며 변함없이 1위를 차지했다. 고즈넉한 사찰 풍경과 세계유산의 상징성이 더해지며 남녀노소 모든 세대에서 꾸준한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불국사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 사진 명소로서의 매력, 접근성 좋은 위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국립경주박물관의 약진이다. 지난해 5위(9.7%)에 머물렀던 박물관은 올해 11.8%를 기록하며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한·미, 한·중 정상회담) 개최로 국제적 주목도가 높아진 데다, 신라 금관 6점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 큰 호응을 얻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인 동궁과월지는 지난해 2위(13%)에서 올해 4위(11.1%)로 소폭 하락했다.

세대별 데이터에서는 관광 취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20대는 레저·놀이기구 중심의 경주월드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024년 21.1% → 2025년 27.7%로 대폭 상승해 ‘드라켄’, ‘타임라이더’, ‘스콜&하티’ 등 스릴 기반 콘텐츠가 Z세대 수요를 강력하게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30대도 가족·체험형 콘텐츠를 선호하며 경주월드가 12.4%에서 15.4%로 상승했다. 20대보다 수치는 낮지만 레저 선호 트렌드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40대 이상에서는 전통·역사 기반 관광지가 강세를 보였다. 불국사, 석굴암, 국립경주박물관이 꾸준히 상위권 유지했다. 특히 40대의 박물관 선호 비율이 12.4%에서 14.6%로 증가, 문화·전시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APEC 정상회의 개최 이후 세계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전통유산·레저·체험형 관광 콘텐츠가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형 관광, 액티비티 선호가 증가하는 한편, 중장년층에서는 유적지와 전시 중심의 고품격 관광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를 찾는 방문객의 세대별 관광 특성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며 “전통유산의 깊이와 현대적 체험 콘텐츠를 조화롭게 확장해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