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교회, 독립운동부터 민주화운동까지 ‘강진역사문화 학술대회’ 성료

1985년 KBS 시청료 거부 시발점 등 역사적 역할 강조

 제13회 강진역사문화학술대회가 7일 오후 강진읍교회 예배당에서 열렸다. 사진제공=강진군

전남 강진군 강진읍교회의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부터 1980년대 민주화운동까지 이어져 온 굵직한 역사를 조명하는 ‘강진역사문화학술대회’가 지난 7일 오후 강진읍교회 예배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진원 강진군수, 서순선 군의회 의장 등 각계 인사와 주민 300여 명이 참석해 강진읍교회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살폈다.

학술대회를 통해 강진읍교회가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시대와 호흡하며 ‘독립운동·호국순교·민주화운동의 성지(獨·護·民의 성지)’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음이 재조명됐다.

발제에 나선 광주대 한무규 교수와 한신대 김주한 교수는 강진읍교회가 “기독교 복음을 교회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시대의 고통과 역사적 과제 속에서 실천해 온 교회”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주한 교수는 강진읍교회가 1985년 전국적으로 번졌던 ‘KBS 시청료 거부운동’의 발원지였다는 사실을 소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KBS가 농민 운동을 반정부 불법 시위로 왜곡 보도하자, 강진읍교회 당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 민의를 외면했다”며 시청료 거부를 결의하고 실천했다.

이 운동은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군사정권 아래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회복의 희망을 불어넣은 역사적 저항운동으로 평가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광주교대 김덕진 교수는 강진읍교회가 1928년 강진유치원을 주도적으로 설립하고 자산가 김충식의 지원을 받아 운영을 지속하며 지역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진일보 주희춘 대표는 강진읍교회 주도로 이뤄진 ‘1919년 4.4 만세운동’이 강진 주민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1920~30년대 강진 발전 시대를 여는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주신영 강진읍교회 장로는 “강진읍교회는 독립운동, 호국순교,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함께 숨 쉬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독·호·민의 성지’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다져 살아 있는 교회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