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시 시흥,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다

시흥시는 지방정부간 기후대책 협력모델을 주도하며 기후위기 대응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시흥시

매년 기록을 경신하는 폭염과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가운데,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일은 국가와 기업, 도시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정부 역시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하며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 각국의 도시들 또한 환경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린츠시는 ‘솔라시티 린츠(SolarCity Linz)’ 프로젝트와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도시 재생을 통해 철강 도시에서 유럽 문화도시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뤘고, 핀란드 헬싱키의 에코비키(Eco-Viikki) 지역은 생태주거단지를 통해 탄소중립과 주민 삶의 조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흥시는 환경의 가치를 일찍이 인식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후위기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선 대표적인 환경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시화호에서 시작된 회복,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다

철새도래지 서식처.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시 환경정책의 중심에는 ‘회복의 역사’를 품은 시화호가 있다. 시흥시는 시화호를 단순한 수변 공간이 아닌 생태·기후·교육·도시재생을 아우르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설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그려왔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흥시는 철새도래지 서식처 조성사업에 2년 연속 선정돼 추진한 시화MTV ‘검은머리물떼새 서식지 조성사업’으로 2025년 제25회 자연환경대상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생태복원 역량을 인정받았다. 시는 (사)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십과 협력해 해당 사례를 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환경교육도시로 도약… 교육과 체험, 실천을 잇다

탄소중립체험관.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시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환경교육도시 비전도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11월, 시흥시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지정하는 ‘환경교육사 2급 양성기관’으로 선정되며, 국가 공인 환경교육사를 양성하는 환경교육 허브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

올해 6월 시흥에코센터 내에 조성된 ‘탄소중립체험관’ 역시 시흥시 환경정책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시화호를 비롯한 지역 환경자원을 기반으로 교육·체험·실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흥시 생태·기후 교육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산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시민 체감도도 상승

시흥시의 환경정책은 도시의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산업단지 중심의 회색 도시에서 맑은 대기와 깨끗한 환경을 갖춘 녹색도시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시는 정왕동과 시흥스마트허브를 중심으로 대기질·악취·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방지시설 설치 지원과 감시 강화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2025년 시흥시 사회조사에서는 시민들의 환경 체감도가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질과 수질에 대한 긍정 평가는 각각 47.6%, 45.5%로, 2022년 대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시민이 정책의 주역으로… 참여형 환경정책 정착

시흥시 기후시민총회에 참석한 시민들.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시 환경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시민 참여’다. 시는 지난해 11월 기후시민총회를 열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참여형 환경정책 수립의 길을 열었다. 시흥시와 시흥시의회, 시민단체, 환경단체, 마을활동가 등 약 120여 명이 모여 시흥시 기후정책과 환경교육의 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게다가 시민 협력형 자원순환마을 만들기 사업은 생활폐기물 감축과 재활용률 개선에서 성과를 거두며, 경기도 주관 ‘2025년 깨끗한 경기 만들기’ 시군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6년, 환경도시 시흥의 완성으로

시흥시는 2026년을 환경도시 시흥이 본격적으로 완성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시화호 의제를 국가 차원으로 확장해 친환경 성장모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책 간 유기적 연계를 통해 환경도시의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내년을 ‘시화호 생태축 완성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철새 서식처 조성사업 국비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ICT·AI 기반의 정밀 수질·생태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오염을 예방하고 생태복원의 상징인 시화호의 가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교육도시 재지정을 준비하는 한편, 시화호에서 시작된 환경교육의 흐름을 탄소중립체험관으로 연결해 시흥시만의 환경·기후·교육 복합벨트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기후시민총회 역시 정례화해 상시적인 시민 참여 기후정책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임병택 시장 “환경의 가치는 시민과 함께 완성된다”

임 시장은 “시화호는 환경을 통해 미래를 여는 대표적 사례로, 시흥 전역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환경이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성장 동력이 되는 선례를 시흥시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임병택 시흥시장). 사진제공｜시흥시

임병택 시흥시장은 시화호 조성 30주년을 맞은 2024년, 시흥·안산·화성·K-water가 참여하는 시화호권정책협의회를 제안하며 시화호의 환경 가치를 국가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올해 1월, 시화호는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임 시장은 “시화호는 환경을 통해 미래를 여는 대표적 사례로, 시흥 전역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환경이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성장 동력이 되는 선례를 시흥시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리배출부터 생태보전, 기후행동에 이르기까지 환경정책의 주체는 결국 행동하는 시민”이라며 “시정부와 시민이 함께 환경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를 여는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