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 줄도산 위기, 세입자 피해로 이어지는 ‘폭탄’ 우려
규제 일변도 정책 한계… 시장 안정화 위한 특단 대책 시급
5000만원 한도 시 보증 지원으로 주거 불안 해소 나서야
김태현 부산경남취재 본부장.

김태현 부산경남취재 본부장.


부산의 임대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경기 침체, 그리고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 정책이 맞물리면서 지역 내 대형 임대사업자들의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집 부자’들의 위기가 아니다. 이들이 무너질 경우 수천, 수만 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태라는 대형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실제로 부산 지역에서 수백 세대를 관리하는 임대사업자 A씨는 최근 3년간 수백억원의 보증금을 반환하며 버티고 있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토로한다. 역전세난 속에 신규 세입자는 들어오지 않고 기존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동맥경화’ 상태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부산시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개입이 필요하다. 부동산업자들은 민간 임대사업자와 부산시가 협약(MOU)을 맺고 부산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보증금의 일정액(5000만원)을 시가 보증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세입자는 시가 보증하는 5000만원까지는 확실하게 보호받을 수 있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다. 임대인은 신규 임차인을 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부도를 막을 수 있다.

시 입장에서도 실제 사고 발생률(부실률)을 감안하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주거 시장을 안정시키는 레버리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시는 이미 유사한 제도를 통해 최우선 변제권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

지금 부산에 필요한 것은 탁상공론식 규제가 아니라 시장을 살리는 ‘심폐소생술’이다. 임대인이 망하면 세입자도 죽는다. 이 공멸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산시가 ‘보증금 보증’이라는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게 잡는 실질적인 주거 복지이자 무너지는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길이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