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금리 폭등에 따른 일시적 지체” 주장
법인 예금 잔액 354억원·순자산 488억원 소명
5년간 229억원 보증금 기반환… 경찰, 수차례 무혐의 처분
부산지법 민사 판결 ‘기망 및 편취 의도 없음’ 인정
(사진=이미지 AI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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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년 동안 서융그룹(회장 정정복)의 전세사기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정 회장이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 편취 주장에 대해 “충분한 지급 의사와 지급 능력이 있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특히 정 회장 측은 그동안 다뤄온 단순 의혹 제기 수준과는 달리 구체적인 법인 잔고 내역과 자산 가치 평가액을 실증 데이터로 제시하며 정면 반박했다.

15일 스포츠동아의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경찰은 정정복 회장이 기초 자본 없이 시가 2000억원 상당의 건물 5개 동을 순차적으로 신축하면서 자금 부족에 직면했고 임대차 계약 만료 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 없이 임차인들로부터 합계 50억원 상당을 편취했다는 혐의 요지를 두고 조사를 벌여왔다.

이에 대해 정 회장 측은 자무 유동성과 자산 가치가 충분했다는 점을 구체적인 지표로 소명했다. 이날 서융그룹이 공개한 각 법인 연도별 통장잔고 내역에 따르면 서융·현담·제이엔케이 등 운영 법인들의 2020~2024년 금융기관별 평균 예금 잔여 총액은 354억 17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임대료와 관리비 등 월평균 약 5억원의 고정 수입이 발생하고 있어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기존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충분했다는 전언이다.

정 회장 측 관계자는 “2022년경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출금리가 3%에서 6% 이상으로 폭등했고 2023년 수도권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계약 해지 및 보증금 일시 인출 사태가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자금 유출로 일시적 지체가 발생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서융그룹은 건물 경매를 감수하고 대출 이자 납부를 일시 중단하는 긴급 처분을 통해서라도 보증금을 반환하려 했으나 일부 임차인의 선동과 월세·관리비 미납 등 업무방해 행위로 인해 자금 정체 가속화됐다는 입장이다.

자료를 살펴보면 부동산 자산 가치 측면에서도 채무를 크게 웃도는 순자산 규모다. 대일감정원과 써브감정원 등이 평가한 이 사건 건물별(삼정그린코아더시티, 토포필리아 센트럴, 토포필리아, 더토포필리아) 감정평가액 총액은 1622억 4900만원이다. 여기서 총대출금 829억 8000만원과 보증금 채무 총액 303억 8800만원을 제외하더라도 순자산 총액은 488억 8000만원에 이른다.

실제 서융그룹은 지난 5년간(2020~2024년) 총 218억 4700만원의 보증금을 차질 없이 반환해 왔으며 고소 사태가 발생한 2025년에도 10억 94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등 총 229억 4100만원의 보증금을 지속해서 상환하며 지급 의사를 명백히 입증해 왔다. 또한 동 기간 세금 납부, 원금 상환, 임금 지급 등 건물 유지관리를 위해 총 484억 7500만원을 성실히 지출한 세부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특히 이 같은 정 회장 측의 주장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법원(판사 주은영)은 지난 2025년 12월 17일 한 임차인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2024가단358711)에서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임차인의 기망·편취 주장을 기각했고 이 판결은 2026년 1월 최종 확정됐다.

법원은 서융그룹이 마이너스 대출 등의 여유 자금을 보유했고 감정평가액이 채권최고액과 보증금 합계를 약 10억원 상회하며 15년간 정상적인 임대 사업을 영위해 온 점을 들어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관할 부산진경찰서 역시 그동안 전세사기 혐의 고소 건에 대해 수차례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정정복 회장은 “임차인들이 겪는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며 자산 매각과 대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지체된 보증금을 전액 반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보증금을 편취했다는 주장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무리한 형사고소와 과장된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해 기업 신용이 훼손되면서 대출과 매매 등 모든 금융 활동이 묶여 오히려 정상적인 보증금 반환 계획이 방해받고 있다”며 750여 명의 임차인 모두가 피해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건물 정상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