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 없어도 PTSD로 직결
피해 유형별 맞춤형 회복 지원 체계 전환 시급
사이버폭력 포함 시 PTSD 평균 점수 2.15점
비포함 가구 1.60점 대비 크게 웃돌아
피해 유형별 맞춤형 회복 지원 체계 전환 시급
사이버폭력 포함 시 PTSD 평균 점수 2.15점
비포함 가구 1.60점 대비 크게 웃돌아

(사진제공=BTF푸른나무재단)
사이버폭력 피해는 피해학생이 즉각적으로 겉바른 고통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해학생이 스스로 힘들다고 표현하는 주관적 고통 수치만으로는 외상 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이버폭력 피해에 대한 조기 선별 평가와 가상 공간 플랫폼의 디지털 보호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한국청소년연구’에 게재한 실증 논문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가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로를 분석한 결과, 폭력 유형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외상 반응을 남긴다고 밝혔다.
청소년 정신보건 및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정서적 폭력과 성폭력 등은 주관적 고통을 거쳐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이어지지만, 사이버폭력은 피해가 외부로 크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곧바로 PTSD를 유발하는 위험성을 지닌다”며 “온라인의 무차별적 확산성과 낙인 효과 탓에 청소년들이 느끼는 만성적 불안을 고려하면, 초기 선별 시스템 구축과 플랫폼 제재 조치 등 정주 여건 전반의 디지털 안전망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연구진이 2025년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참여한 피해학생 378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학생 내부 비교에서 사이버폭력 피해를 겪은 학생의 외상 후 스트레스 평균은 2.15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사이버폭력 피해가 포함되지 않은 일반 피해학생의 평균 점수인 1.60점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치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이버폭력이 학생이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고통과 통계적으로 뚜렷한 관련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에는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사이버폭력 피해는 온라인 공간에 한 번 남으면 영구히 지워지지 않는 게시물과 이미지, 무한 재유포 가능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건 발생 이후에도 상시적인 불안과 위협감을 지속시킨다. 이 때문에 피해학생의 외상 위험을 조기에 스크리닝하는 정서적 평가와 함께, 피해 콘텐츠 삭제·차단, 확산 방지, 신고 후 조치 결과 확인 등 기술적인 디지털 보호체계가 즉각적으로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실태조사 결과 사이버폭력 가해 행동 이후 해당 플랫폼에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이 81.4%에 달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무책임한 무대응과 규제 방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익 BTF푸른나무재단 상임대표는 “학교폭력 피해는 행정적인 단일 사안 처리 절차로 끝낼 수 있는 단순 사건이 아니라, 피해 유형에 따라 청소년의 마음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깊은 외상 반응을 새기는 치명적인 경험이다”라며 “특히 사이버폭력은 아이들이 고통을 겉으로 크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에 다이렉트로 침투하는 만큼, 피해 콘텐츠 삭제·차단과 재유포 예방 등 피해학생을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플랫폼 기반의 보호체계가 내실 있게 강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의 학교폭력 대응이 행정적인 처벌이나 단일한 사안 처리에만 치중했던 한계에서 벗어나, 피해 유형별 외상 경로를 면밀히 고려한 맞춤형 회복지원 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함을 실증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 관계자는 향후에도 전국 단위 실태조사와 축적된 현장 상담 사례, 학술연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피해학생 보호와 교육 당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입법 제안 활동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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