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선수 성폭행’ 조재범, 2심서 징역 13년…형량↑

입력 2021-09-10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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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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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를 상대로 약 3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2심에서도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이번에는 1심보다 형량이 가중됐다.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3년에 걸쳐 강간과 추행 등 모두 27회에 걸친 성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믿고 의지해야 할 지도자로부터 범행을 당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심석희 선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유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쇼트트랙 대회 후라든가 전지훈련 직전 등 범행일시 특정에 관해 구체적이고 명료한 진술을 했다. 피고인(은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으나, 피해자는 훈련일지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종합하면서 진술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일 뿐, 앞의 진술을 번복하거나 허위의 진술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줄곧 혐의를 부인하던 조재범 측은 돌연 2심 재판부터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적은 있다”고 말을 바꿔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아무런 성접촉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항소심에서는 서로 이성적 호감을 느껴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진술 번복 경위에 관해 특별히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고, 피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더라도 피고인이 비정상적인 관계를 강요한 것이지 서로 호감을 가진 사이의 메시지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런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는데도 아무런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피고인 주장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것”이라고 했다.
조재범은 심석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재범 범죄사실 중 심석희 선수가 고등학생이던 2016년 이전의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1심은 지난 1월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허위가 개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씨에게 징역 10년 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형량이 늘었다. 혐의를 부인하던 조재범은 말을 바꿔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3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조재범은 성범죄와 별개로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상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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