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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래퍼 도끼가 신곡 ‘체납’ 가사로 변명과 자기 합리화를 쏟아내 빈축을 산다.도끼는 18일 오후 새 싱글 앨범 ‘비하인드 더 신즈’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체납’이다. 도끼는 ‘내가 실수한 게 있다면 나조차도 이게 처음일 뿐’이라는 가사로 세금과 건강보험료 체납을 자기 합리화했다.
가사 내용은 하나 같이 가관이다. 도끼는 ‘카메라가 꺼지면 다 정색하는 놈들과/ 입은 웃고 있지만 늘 째려보던 눈들/ 악수를 청해도 더 미끄러운 손들/ 바른 척 남을 속여 이득 보는 사기꾼들 천지’, ‘눈에 안 보여도 난 아팠을 뿐인데/ 다리 팔 안 부러지면 다 멀쩡한 줄’이라고 가사를 이용해 자기 생각을 나열한다.
도끼는 ‘머리에 든 거 없는 몰상식한 어린애/ 취급하기 전에 왜/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해 하는 사람/ 단 한 명도 없지 여기에’라는 가사로 세금과 건강보험료 체납 문제를 이를 지적하는 타인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후 가사다. ‘난 힙합을 이용해 있지도 않는 얘기/ 돈 차 금 목걸이 펜트하우스 가짜 플렉싱/ 내 이름 좀 더 알리고자 보여준 적 무/ 무에서 유 많은 영감을 준 것뿐/ 여전히 유일한 대한민국 리얼 MC’, ‘아픈 적이 없다면 이 모든 일도 없겠지/ 사람들은 몰라줘도 하늘은 알 진실’이라고 가사를 쓴 것.
신곡 명은 ‘체납’인데 가사는 ‘용납’ 못 할 내용 천지다. 특히 ‘사람들은 몰라줘도 하늘은 알 진실’이라는 표현은 ‘어떡해? 너네(너희) 주님 개X쳤어(화났어), 너 지옥행이래’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 속 대사가 떠오른다. 하늘도 도끼 체납 사실은 잘 알 듯한데 말이다. 오히려 하늘이 도끼 세금 체납을 용납하지 않을 듯한데, 무슨 진실 타령인가.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4대 보험료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는 도끼 이름이 본명으로 올라왔다. 도끼는 2018∼2019년 총 1666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해 2020년과 2021년 말에 2년 연속 인적사항이 공개됐다. 체납액은 2021년 말 기준이어서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00만 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일정 기간 자진 납부와 소명의 기회를 준 뒤 명단을 공개한다. 충분히 납부할 수 있음에도 내지 않는 이들이 대상이다.
지난해까지는 공개 요건에 해당하는 체납자는 매년 반복적으로 공개했다가 올해는 이미 공개된 이들은 신규 공개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도끼는 이미 인적사항이 공개된 체납자에 해당해 올해 새로 정보가 업데이트되진 않았고, 이에 따라 현재 기준 체납액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
도끼는 지난달 15일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6940명)에도 포함됐다. 종합소득세 등 5건 총 3억 3200만 원을 체납했다.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는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자진 납부를 유도해 보험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명단에 이름이 오르면 병·의원을 이용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재 공개되는 정보는 이름과 나이, 주소 등인데 공단은 보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직업을 추가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거 여러 방송에서 ‘돈 자랑’을 하던 인물이 바로 도끼다. ‘플렉스’라는 유행어에 부합하는 인물로 당시 크게 주목받았다. 현금 뭉치와 금목걸이, 고가 외제 차를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며 자신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그런 그가 현재 세금 체납자 명단에, 건강보험료 미납자 명단에 올랐다.
그래 놓고도 신곡 가사로 자리 합리화 중이다. 수익과 재산이 있어 세금이 결정된 것임에도 마저 불합리를 주장하는 도끼다. 과거 영광과 달리 현재 크게 존재감 없는 래퍼라서 신곡 관심이라도 끌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 내막은 도끼만 알겠지만, 그가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사실은 변함없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