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산업을 예능으로?…뜨거운 감자 ‘성+인물’

입력 2023-05-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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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성+인물: 일본편’이 AV 배우 등 성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 일본편’이 AV 배우 등 성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성인산업 미화” “신동엽 하차 요구”…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V배우 인터뷰·성인 VR방 탐방
거침없는 ‘야한 이야기’에 당혹감
“가족 프로그램 방송 이미지 해쳐”
진행자 신동엽 타 프로 하차 요구
전문가 “AV 예능화엔 정서적 불편”
파격일까, 금기일까. 넷플릭스 6부작 예능 ‘성+인물: 일본편’(성인물)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의 성 문화를 탐구한다는 주제로 지난달 25일 공개된 콘텐츠는 AV(어덜트 비디오) 산업, 호스트바 등을 예능 소재로 조명해 거센 비난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급기야 비판의 화살이 진행을 맡은 방송인 신동엽으로 향하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SBS ‘동물농장’, tvN ‘놀라운 토요일’ 등에서 하차하라는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인산업 미화” VS “예능일 뿐”

‘성인물’은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일본의 성인용품점과 가상현실(VR) 기기로 AV를 시청하는 등 고객들과 자유롭게 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담았다. 또 유명 AV 배우, 호스트들과도 관련 산업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일각에서는 성인산업과 예능 포맷을 결합한 시도가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AV가 불법”이고 “성 착취 산업인데 이를 미화”하고,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시청자는 “많은 사람의 성적욕구를 충족시켜 성범죄율을 줄여준다” 등 출연자들의 발언을 편집 없이 내보낸 제작진을 매섭게 질타했다.

논쟁이 과열되면서 ‘동물농장’, ‘놀라운 토요일’ 등으로 불똥이 튀었다. 2일 오후까지 각 프로그램 게시판은 “어린이도 시청하는데 신동엽이 진행하는 게 옳지 않다”며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물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진행자일 뿐인 신동엽이 왜 하차하느냐”면서 양측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동엽 하차 요구는 옳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출연자인 신동엽과 콘텐츠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2일 “선택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OTT 콘텐츠인데다 소재를 고르는 자유는 출연자에게 있다”면서 “프로그램 비판을 넘어 출연자의 활동제약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도 “구체적인 분석 없이 출연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이중적이고 구시대적인 시선”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콘텐츠 자체는 예능의 범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덕현 평론가는 “다른 나라의 성문화를 들여다본다는 기획 의도가 예능으로 다뤄지면 콘텐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서적인 불편함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출자 정효민, 김인식 PD는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성이 직업 정체성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자는 취지였는데 새 시도인데다 AV 배우 관련 회차에만 관심이 집중돼 오해가 불거진 것 같다”면서 “현재 제작 중인 대만 편을 통해 성소수자 등 더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 지금과는 또 다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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