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모두의 주방’은 다소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고평가 받을 만한 자격을 갖췄다. 이른마 ‘화학 조미료’는 잔뜩 뿌려대는 요즘 예능 트렌드와 다르게 이들은 공동 요리와 식사라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이끌어 냈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요리라는 공동작업 외에도 선량했던 출연자들 덕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강호동 씨와 ‘섬총사’를 끝내고 그럼 다음엔 뭐할거냐라는 데서 이 프로그램이 시작했어요. 출연을 설득하는데도 ‘소셜 다이닝’을 설명하면서 요즘 트렌드라고 했더니 매우 좋아하더라고요, 다른 프로그램에서와 달리 리더가 아닌 당하는 역을 맡아줘서 고맙죠.(박상혁 CP)”
이런 가운데 ‘모두의 주방’은 방송 전부터 한 인물의 존재로 인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프로듀스 48’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의 첫 고정 예능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강호동 씨 위주로 생각을 했어요. 이 사람과 식사가 가능한 초면인 사람이 누가 있을까. 강호동 씨가 본 적이 없는 외국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처음엔 외국인 후보 리스트가 많았는데 지금 제일 핫한 걸그룹이지만 강호동은 모를 만한 외국인 친구, 사쿠라가 가장 적합했죠.”
이후 미야와키 사쿠라는 아이즈원 일정 소화를 위해 종종 출연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호동, 이청아 등과 함께 ‘모두의 주방’의 정체성을 보여주는데 큰 기여를 했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틈에서 융화되어 가는 모습은 소셜 다이닝의 위력을 증명했다.
“사쿠라가 적응해 가는 과정은 우리 프로그램의 취지와 가장 잘 맞았어요. 한국 연예계라는 낯선 세계에 떨어진 상황에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공동 목표를 공유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여줬으니까요. 덕분에 강호동 씨도 간단한 일본어가 점점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도 생겼고요.”
이런 가운데 두 PD는 이청아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동안 예능에서 활약이 적었던 이청아지만 두 명의 베테랑 예능 PD들은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여배우하면 생각하는 편견들이 있잖아요? 이청아 씨는 그런 것들에 전혀 해당이 되지 않는 분이에요. 신경전이나 텃세 이런 건 없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남을 도와주려고 하죠. 거기에 본인이 나아가고 물러서야 할 때는 너무나 잘 알아요. 여기에 본인 SNS에 ‘모두의 주방’ 사진도 올려주시고 인스타그램 라이브도 해주시니 제작진 쪽에서는 가장 고마운 출연자에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