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배심원들’ 문소리 “박형식과 멜로 재회? 반응 반가울 따름”

입력 2019-05-14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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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배심원들’ 문소리 “박형식과 멜로 재회? 반응 반가울 따름”

배우 문소리는 여전히 탐험 중이다. 버티려고, 누릴려고 하면 고통이 생기기 마련이니 “걱정하기 전에 나아가면 된다”고 말한다. 역할 비중에 상관없이, 영상 매체와 연극 무대 등 자리와 무관하게 활동 방면을 넓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소리의 가치관은 작품을 선택할 때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문소리는 “캐릭터는 그냥 옷 같은 것이다. 무슨 옷을 입느냐보다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전문직, 엄마 등 어떤 역할이 더 어울릴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답할 거예요. 캐릭터는 옷일 뿐이고, 겨울에는 겨울 옷을 입고 여름에는 여름 옷을 입듯이 상황에 맞게 입을 뿐이거든요.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서 의사 역할을 했고, 전문직 계통의 캐릭터에 흥미를 느껴서 ‘배심원들’에 출연한 건 아니에요. ‘배심원들’이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작품이 좋다면 어떤 캐릭터든 상관없어요.”


‘배심원들’은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해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소리는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끄는 판사 김준겸 역을 맡았다.

배심원은 국내 관객들에겐 낯선 소재다. 문소리는 이를 ‘개성’이라고 정리, “‘배심원들이 뭘 한다는 얘기야’ 싶지 않나. 또 남자 배우 투톱, 쓰리톱 영화가 많은데 우리 작품엔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폭력, 자극적인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해, ‘배심원들’은 마지막까지 대화로 풀어가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장점으로 발현됐더라고요. 최근에 보기 드물었던 영화일 것입니다.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문소리에 따르면 ‘배심원들’은 작품 전체가 지니는 느낌이 중요했다. 다행히 작품의 최강점인 ‘밸런스(균형)’가 잘 발현됐다. 물론 문소리 입장에선 역차별(?)을 당하기도 했지만.

“현장에 가니까 여덟 명의 배심원들이 감독님을 독차지하는 거예요. 오히려 저한테는 ‘시간이 없다’고 해서 ‘알아서 할게요’라고 했죠.(웃음) 그런데 정말 중요한 태도예요. 감독님은 모든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그 배우 입장에서 평등하게 들어주더라고요. 물론 제 얘기 들어줄 시간은 부족했지만요. 결과적으로는 캐릭터간 균형이 잘 맞았어요.”


이어 ‘직접 판사들과 교류하고 재판을 참관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그는 “판사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더라. 판결문조차 쓰는 스타일이 다 달랐다. 그래서 규격화된 판사보다는 인간 문소리에게서 캐릭터를 끄집어내려고 했다”며 “자세히 보면 두 번째 손가락에 24k 금반지를 끼고 있다. 내가 판사들을 보고 느낀 이미지다. 화려한 색은 아니지만 순도 높은 반지처럼 삶의 자긍심이 대단한 사람들. 김준겸 캐릭터의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일부러 의상팀에 부탁을 한 소품이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또 박형식(권남우 역)과는 판사, 배심원 관계로 만났다. 특히 ‘다음에는 멜로물로 재회해 달라’며 두 사람의 케미를 칭찬하는 일부 관객들 반응에는 “반가울 따름”이라고 답했다.

“어머 하하하. 그런 누리꾼들의 바람을 져버리고 싶지 않네요~ (웃음) 그런데 형식이가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누리꾼들의 그런 반응은 반갑습니다. 제가 박형식이 출연한 드라마를 본 게 없었어요. 캐스팅이 되고 검색을 해봤죠. 한지민과 함께한 ‘두개의 빛: 릴루미노’라는 단편 영화가 있기에 봤는데, 정말 맑고 아름다운 청년이더라고요. 박형식이 저와 ‘배심원들’을 찍으면서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요.”


영화의 핵심을 꼬집는 대사는 ‘처음이라 더 잘 하고 싶다’다. 문소리에게도 ‘처음’이라는 순간이 있었고, 그는 “나이가 들고 삶이 변하면서 내 연기도 자연스럽게 변화했으면 한다. 물론 부정적인 변화는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박하사탕’ 찍었을 때의 매순간이 생생하죠. 교육학을 전공했고, ‘박하사탕’ 때만 해도 ‘이러다 평생 선생님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다행히 성격 자체가 적당히를 몰라서, ‘이왕 (연기를) 시작했으니 제대로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모르게 제 인생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고, 연기에 계속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자연스럽게 연기에 묻어났으면 해요. 물론 부정적인 방향은 아닐 거예요. 저는 여전히 아침, 새벽에 현장에 출근하는 그 때의 긴장감, 설렘이 정말 좋거든요.”

‘배심원들’은 5월15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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