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산들 “미친 사람처럼 준비한 앨범, 키워드=힐링”

입력 2019-06-06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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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산들 “미친 사람처럼 준비한 앨범, 키워드=힐링”

그룹 B1A4 산들이 3년만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미니 2집 [날씨 좋은 날]을 통해 리스너들에게는 물론, 본인에게도 힐링하는 시간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곡 작업을 했다.

“저는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을 받는 편이에요.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 받는 사람이 있고, 슬플 때 신나는 노래로 위로받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죠. 수록돼 있는 6개 곡이 다 다른 느낌이에요. 그렇다보니 준비 과정은 지옥 같았어요. 6가지 색깔을 노래해야하니까 스스로 ‘내가 미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웃음) 만족스러워요.”

앨범의 콘셉트를 힐링으로 잡은 계기는 마지막 트랙 ‘괜찮아요’에서 비롯됐다. 산들이 슬럼프를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로, 그는 “‘엄청 밟은 성향을 지닌 나조차도 이렇게 힘들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때부터 (음악을 할 때) 힘을 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계속 힘을 주고 노래하다보니 딜레마에 빠졌어요. ‘너무 파워풀한가?’ 힘을 빼고 싶었고, 소리도 정리하려고 노력했죠. 그래야 듣는 분들이 편안하게 오래 들을 수 있잖아요. 고민을 많이한 앨범입니다.”


이어 “슬럼프를 겪으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며 “처음 노래를 시작한 이유는 말을 못해서였다. 말을 못하니까 사람들에게 표현을 잘 하지 못해서 답답해서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이제는 적어도 말, 표현은 할 줄 아니까 내 노래로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한다”라고 자신의 음악관과 이번 앨범에 담긴 의미를 덧붙였다.

“단지 곡을 쓰고 가사를 떠올리고 상상하고 부르는 과정이 재미있을 뿐이에요. 욕심을 내서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자작곡들이 임팩트가 강하지도 않아요. (웃음) 이번에는 더욱 ‘산들인가?’ 싶을 정도로 힘이 빠져있을 거예요. 이상하게 저만의 파워풀한 보컬이 담기게끔 곡을 못 쓰겠더라고요. 들었을 때, 제가 부르지 않을 것 같은 노래만 써요. 저의 강점이기도 한 감정 전달 부분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은 가수 윤종신이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눈부신 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변해버린 지난 사랑의 찬란한 기억들을 눈부시게 맑은 하늘에 툭툭 털어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산들의 담백하지만 한층 깊어진 보컬로 표현했다.

산들은 “윤종신의 노래를 평소에도 즐겨 듣고 부른다. 힐링 받은 노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속사를 통해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며 작업 비화를 이야기했고, ‘노래에서 윤종신 창법이 들린다’는 반응에는 “작곡가의 색깔이 짙으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섞였으니 산들의 이야기, 분위기를 중점적으로 들어 달라”고 답했다.


같은 그룹 멤버인 신우, 공찬도 산들 솔로앨범 한편에 자리했다. 우선, 신우의 자작곡인 ‘사선’은 B1A4 3인 체제 앨범을 준비하면서 만든 노래지만 신우가 군입대를 하면서 산들의 솔로곡이 됐다. 산들은 “항상 가이드를 내가 부른다. 당시 일부분만 녹음했는데 가사가 정말 좋았다. ‘자기 같은 곡을 썼다’고 말할 정도로 고집이 아주 센 신우 형의 세상이 담긴 노래였다”며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 달라. 놀랍게도 내가 랩송에 도전했다. 랩송을 태연하게 시키는 신우에게도 놀랐었다”라고 추억했다.

또 ’Love, always you'를 통해선 공찬과 듀엣 앨범을 낼 계획을 홀로 세웠다. 그는 “나와 공찬이 듀엣 앨범을 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심지어 공찬에게도 얘기하지 않은 나만의 계획이지만, 팬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는다면 소속사에서도 굳이 만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B1A4 멤버로서 또는 솔로 가수 산들로서, 음악적으로 울타리를 치고 싶진 않아요. 솔로로서도 B1A4 같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고요.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선 멤버들끼리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고, 팬들과도 자주 만나는 것이 목표죠.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빨리 공찬과의 듀엣 앨범을 성사시키고 싶어요.(웃음)”


앞서 산들만의 비밀 뮤지컬 연습 장소로 ‘새벽 한강’을 언급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노래 연습은 소속사 건물 계단에서 주로 하는 편이다. 산들은 “우리 회사에 놀러 오면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연습실에서 문 닫고 노래하는 것을 안 좋아한다. 열린 공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인데다가 계단은 울리니까 (노래하기에) 정말 좋다”며 “4층까지 걸어올라 가면서 노래를 계속 부른다. 직원들은 괴로울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산들이가 왔구나’라고 반응해준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보컬, 댄스 레슨을 받고 있어요. 제 역량을 키워서 장르적으로 한계에 닿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저는 죽기 전까지 앨범을 내고 싶고 그만큼 계속 음악을 하고 싶거든요. 솔로 가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큰 틀은 거듭 말하지만 힐링이에요. 그 안에서 보컬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테니 느껴주세요. 그 과정에 이번 앨범이 나왔습니다. 전 절대로 쉬지 않을 거예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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