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협약을 맺은 국제약품, 경북대 산학협력단과의 항혈소판제 기술이전 협약.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유용한 기술로 고려대 의과대학 홍순주 교수 등이 2014년부터 연구해 성과를 거두었다.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연구과제 수주 활발…고대산학협력단과 시너지
1년간 789건 수주, 918억원 달해
연구 성과 활용 ‘기술이전’도 활발
과기부 ICT혁신인재 4.0 사업 선정
의료 AI 우수 인력 양성에도 앞장
최근 의료기관의 역할은 단순한 환자 치료를 넘어 진료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을 개발해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 명성의 하버드 의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과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은 약 1000 병상 정도만 유지하면서 연구개발(R&D)를 통한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수주하는 연간 연구비만 1조 원을 넘는다. 국내에서는 고려대의료원이 이런 연구중심 의료기관을 가장 먼저 표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년간 789건 수주, 918억원 달해
연구 성과 활용 ‘기술이전’도 활발
과기부 ICT혁신인재 4.0 사업 선정
의료 AI 우수 인력 양성에도 앞장
●고대 산학협력단과 긴밀한 협력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고려대 산학협력단과의 긴밀한 협업이다. 메디컬 산업이나 제약 분야의 최고 화두가 산·학·연·병(산업계·학교·연구소·병원의 협력체제)의 정착과 발전인데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의료원은 국가 연구과제 수주와 기술이전 계약에서 현재 높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2년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선정이 좋은 예이다. ‘운동처방 데이터 구축’을 위해 11월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의료원 산하 안암병원의 개인건강기록(PHR) 데이터, 운동기록 빅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운동처방데이터를 구축하고 헬스케어 운동처방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진료와 재활치료 등을 위해 주기적 근력운동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운동처방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은 개인 맞춤 정밀의료 시대를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책임자인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는 “이번 과제 수주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심혈관, 호흡기, 관절 질환자 및 건강인의 근력운동 처방 빅데이터를 구축할 것”이라며 “운동처방이 필요한 질환 예측 및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학협력단과의 협업을 통한 의료원의 연구과제 성과는 현재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산학협력단을 통해 대학원과 의료원 산하 병원(안암 구로 안산) 등에서 수주한 연구과제는 총 789건, 금액으로는 약 918억원에 달한다.(표 참조)
의료원과 의과대학의 연구 성과를 활용한 기술이전 계약도 활발하다. 2022년 들어서만도 국제약품과 항혈소판제 기술이전 협약, 투비디티엑스와 ‘심박수 기반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립성 저혈압 선별시스템’ 기술이전 협약, 세네릭스와 ‘알부민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의 융합단백질’ 기술이전 협약 등이 성사됐다. 이중 세네릭스와의 협약은 기술이전 규모가 200억 원에 달한다.
●의료정보학교실도 연구과제 수주
한편, 의료원 산하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지난해 신설한 의료정보학교실도 얼마전 과기부의 ‘2022년도 정보통신기술혁신혁신인재 4.0 사업’에 선정되어 의료정보 연구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PBL(Problem-based Learning) 기반 석박사급 고급인력이 부족한 의료정보산업 분야에 ICT와 보건의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우수한 다학제 융합형 의료AI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대학과 기업의 선순환적, 지속적인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의료정보학교실은 기초 및 임상, 컴퓨터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과 기업이 참여해 최장 5년간, 최대 24억여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앞으로 고려대 안암, 구로, 안산병원의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들과 보건의료현장의 다양한 PBL 문제들을 발굴해 수업 프로젝트로 수행한다. 나아가 개인맞춤형 암 진단 및 항암제 반응성 예측 AI 학습모델 개발 등 미래의료를 선도할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기술도 함께 연구하고 개발할 예정이다.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대규모 병상과 백화점식 진료과 구성으로 수가창출에 치중하던 의료기관의 기존 역할은 이미 빛이 바랬다”며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산업화에 도전하면 사회경제적으로 큰 선순환적 효과를 파생시키는데, 고려대의료원이 이런 초일류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선두에 나서 미래의학 실현에 도전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