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치매센터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60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86만 3542명에 달했다. 65세 이상 인구에서의 치매 유병률은 10.33%로,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 됐다.
특히 이 숫자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어 내후년인 2024년이면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제주 지역은 치매 유병률이 11.26%로 치매 위험이 높은 지역에 속해 주의가 필요하다.
간혹 치매 증상 중 하나인 기억력 감소를 건망증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건망증은 주의력이나 집중력 저하로 나타나는 기억장애의 한 종류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편이며, 단순히 물건을 어디다 뒀는지 잊거나 대화의 내용을 헷갈려 하기도 한다.
반면 치매는 지속적이고 전반적인 인지 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 손상을 입은 뇌 부위가 어디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개념, 판단력 및 추상적인 사고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점차 심해진다.
예를 들어 가족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은 경우, 건망증 환자는 약속 날짜나 장소 등을 잊었다가도 약속에 대해 상기시켜 주면 곧 기억해낸다. 하지만 치매 환자는 약속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며 약속을 했었다고 알려 주어도 기억해 내지 못한다.
치매 초기에는 간단한 일상 생활은 가능한 경우가 많으나 점차 진행되면 식사, 배변 등의 기본적인 활동도 어려워져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치매는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기능 검사, 신경인지 검사, MRI나 CT 등 검사를 통해 초기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로 판단되면 약물치료, 인지재활치료와 더불어 가족 교육 등을 실시한다. 조기검사와 적극적인 약물 치료만으로도 중증 인지저하에 도달하는 시기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무엇보다 치매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증상으로는 물건의 이름을 바로 떠올리지 못하거나, 낯선 곳에 갔을 때 길을 잘 찾지 못하거나, 물건 값을 잘 계산하지 못하거나, 성격이나 행동이 이전과는 달라진 경우 등이다.
제주한국병원 뇌센터 여민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