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 생활영어’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 “진정한 행복, 가장 쉬운 방법은 선플입니다”

입력 2023-09-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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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국민영어선생님’으로 불렸던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는 2007년 선플재단을 설립하고 악플, 혐오표현, 인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선플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낸 신간 ‘확실한 성공은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다’는 민 교수의 첫 에세이 영어책이자 자기계발서이며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래 사진은 2022년 4월 선플재단이 주최한 ‘악플없는 날 선포식’.

‘민병철 생활영어’ 100만부 판매 신화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

‘확실한 성공은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다’ 신간 출간

42년 만의 첫 에세이 영어책
민병철 교수의 인연·에피소드
선플운동서 만난 사연들 뭉클
인세는 모두 선플 재단에 기부
“그동안 쓰신 책이 얼마나 되십니까.”

“50권 이상 됩니다. 100만 부쯤 팔렸습니다.”

“와아! 어마어마하게 돈을 버셨을 것 같은데요.”

“좀 많이 받았습니다(웃음).”

1월 1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진행자 유재석과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가 나눈 대화다. 1980년대 민 교수가 쓴 ‘민병철 생활영어’는 방송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책이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는 백과사전과 더불어 ‘민병철 생활영어’ 책과 카세트테이프 세트가 필수항목처럼 여겨졌다. 유재석은 “우리 집에도 있었다”라고 했다.

민 교수는 당대의 ‘국민 영어교사’였다. 그가 쓴 ‘민병철 생활영어’는 문법 위주의 한국 영어교육계에 ‘회화 중심의 실용영어’라는 거대한 풍랑을 일으켰다. 1981년 10월 MBC 첫 전파를 탄 ‘민병철 생활영어’ 프로그램은 10년 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6시 30분에 방송돼 영어에 목마른 이들의 새벽을 깨웠다. 학원 새벽 영어강좌반들이 민 교수의 방송 때문에 썰렁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영어는 영어 드라마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영어사용자와 실제로 대화를 해봐야 합니다.”

민 교수는 현지인들과 대화하며 실전영어능력을 키울 수 있는 외국인 전화영어 ‘민병철유폰’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유튜브 채널( K-Culture)과 인스타그램(k_culture-official)을 개설하기도 했다. 민 교수의 캠페인 소개 영상에는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대사가 출연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한국문화와 전통을 배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달 첫 선을 보인 인스타그램은 개설 1주일 만에 1만4000 조회수를 돌파했다.


●‘선플운동’의 창시자로

민 교수는 미국 노던일리노이대(NIU) 대학원에서 리더십과 교육 정책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NIU로부터 ‘올해의 빛나는 동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대 석좌교수로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혁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혁신창업 강좌(Metaverse Business Creativity)를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

민 교수는 국내 선플운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2007년 악플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한 연예인 사건을 계기로 민 교수는 인터넷상의 악플과 혐오표현, 인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선플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아 ‘선플운동’을 시작했다. 현재 선플운동 홈페이지에는 청소년들이 올린 선플이 990만 개를 돌파해 1000만을 앞두고 있으며, 7000여 곳의 초중고·대학 및 다수의 단체에서 83만 명이 선플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선플운동 출범 15년 만에 여야 국회의원 전원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했다.

“선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온라인에서의 착한 ‘댓글’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좋은 말, 칭찬을 하는 ‘댓말’ 운동이기도 합니다. 이 둘이 융합된 것이 선플입니다.”

최근에는 선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K-리스펙트(respect)’ 캠페인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다문화 가족과 국내 거주 외국인을 존중하자는 것이 이 캠페인의 요지다. 3월에 개최한 K-리스펙트 행사에는 35개국의 주한 대사, 부대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사들은 자국에서도 한국인을 존중하는 캠페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진정한 성공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


민 교수는 최근 ‘확실한 성공은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다(BCM 출간)’라는 신간을 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한 말, 못다 한 말을 담은 책으로 민 교수가 살면서 마주친 ‘우연한 만남’을 성공으로 연결시킨 방법에 대해 쓴 책이다. ‘민병철 생활영어’ 이후 42년 만에 펴낸 민 교수의 첫 에세이 영어책이기도 하다.

총 6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가난하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 호주 출신 선교사의 아들을 통해 처음 영어를 접한 이야기부터 ‘민병철 생활영어’ 방송시절, 대학 강의에서 만난 학생들과 그 밖의 인연들과의 에피소드를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선플운동을 하면서 겪은 사람들의 사연이 마음을 울린다. 각 장이 짧고 문장이 생생해 민 교수의 육성을 듣는 듯 술술 읽힌다. 실전에서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영어표현도 풍부히 담겨 있다. ‘민병철 생활영어’ 다섯 권 중 핵심 영어표현들이다. 책의 인세는 모두 선플재단에 기부된다.

“삶은 우연의 연속입니다. 우연한 만남을 잘 활용하는 사람만이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민 교수는 요즘 MZ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은 사고를 디지털화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디지털이 아니죠. 진정한 성공은 자신이 갖고 있는 아날로그 감성이 들어가야 이룰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는 많은 젊은이들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복합시키고 오랫동안 숙성시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방송에서 유재석은 민 교수에게 “마음속에 늘 간직하고 계신 영어 한마디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소개되어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벽면에 붙어 있는 문구다.

‘The sun did not know how beautiful its light was until it was reflected off this building(태양은 자신의 빛이 이 건축물에 반사되어 비춰지기 전까지는 그 자신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

민 교수는 “오페라 하우스의 자태는 태양의 빛을 받을 때 더욱 그 아름다움이 빛나듯이, 상대방을 먼저 빛나게 할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빛난다(You shine by making others shine)”고 강조했다.

“진정한 의미의 행복은 나의 행복을 위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선플입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십시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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