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갱년기 이후 고지혈증 위험 커져…원인과 해결 방법은? [건강 올레길]

입력 2024-03-13 0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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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난소의 기능이 약해지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갱년기가 찾아오는데, 이때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갱년기와 폐경 이후 여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은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이다.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지방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상태로, 갱년기 이후 50대 여성들이 위험군으로 꼽힌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폐경 전 여성 1436명을 대상으로 18년간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경 3·5년 전부터 폐경 후 1년까지 6년 동안 여성의 혈중 지질농도가 가장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갱년기 이후 여성 고지혈증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깊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생리와 임신 등에 관여하는 역할도 하지만, 내장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서 혈관을 보호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폐경으로 여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쉽게 쌓이게 된다.

그런데 고지혈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전까지는 자신이 고지혈증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지혈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혈액 속에 쌓인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염증을 유발해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등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에 여성들은 50세가 지나면 1년 또는 2년 단위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저지방, 저칼로리 식사와 금연 및 금주, 꾸준한 유산소 운동 등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정상 체중 유지는 매우 중요한 고지혈증 관리법이므로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고 비만이 되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운동과 식이조절 등을 3개월 이상 충분히 했는데도 여전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춰주는 스타틴 제제 등을 처방 받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에 거부감을 갖기보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 아무것도 아닌 질병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그냥 방치할 경우 동맥경화와 이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우려가 크다. 혈액검사나 건강검진 등을 통해 고지혈증 판정을 받았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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