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을사늑약 120주년을 맞아 ‘을사영웅’ 다섯 명을 기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반크는 을사늑약 120주년을 맞아 을사늑약에 저항한 다섯 명의 인물을 영웅으로 선정하고, 포스터 배포를 시작으로 해당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을사늑약은 1905년 11월 17일 일제와 을사오적 등 친일파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강제로 빼앗긴 가슴 아픈 사건이다. 하지만 을사늑약의 배경에는 이를 막으려고 했던 우리 선조들의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반크는 오늘날 우리가 을사늑약에 대한 교과서적인 설명과 일제 및 친일파의 행위만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많은 사람이 을사오적 다섯 명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을사늑약에 저항한 영웅들을 잊고 있다는 현실을 재조명하고자 했다.
이어 반크는 을사늑약에 저항한 인물 중 신분과 방법에 국한되지 않고 을사늑약에 강력하게 저항한 5명을 ‘을사영웅’으로 선정하여 이들을 기리는 캠페인을 추진할 것을 밝혔다.
반크가 선정한 을사영웅 5명은 황현, 신돌석, 조병세, 민영환, 안중근이다.
먼저, 황현은 흥선대원군 집권기부터 1910년까지의 일제 침탈 과정을 담은 ‘매천야록’을 저술한 유교적 지식인으로, 1910년 국권 침탈 이후 자결로 순국함으로써 항일 의지를 표출한 인물이다.
다음으로 신돌석은 경상북도와 강원도에서 일본군과 기습 전투를 벌여 많은 승리를 거둔 평민 출신 의병장으로, 신분의 장애물을 뛰어넘고 뛰어난 리더십과 전술로 항일의병투쟁을 여러 차례 성공시킨 인물이다.
조병세는 우의정을 거쳐 좌의정까지 지낸 고위 관료 출신으로, 을사늑약 체결 이후 거듭 상소문을 올릴 정도로 나라를 위한 유교적 충절을 지키다가 결국 자결로 순국한 인물이다.
그리고 안중근은 을사늑약 체결 이후 일제와 이토 히로부미에게 분노하며 의병 활동에 참여해 대한의군참모중장로서 활동했으며, 동의단지회를 결성하여 을사늑약의 주범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민영환은 대한 제국의 외교관으로서 선진문물을 수용한 제도 및 기틀을 마련하였으나 을사늑약 이후 일제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자결로 순국한 인물이다.
반크는 다섯 명의 영웅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을사늑약에 저항했으며, 애국을 향한 이들의 의지는 후손들에게 전달되어 본격적인 독립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을사늑약으로부터 120년이 지난 지금, 21세기의 우리가 일제와 을사오적에 대해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을사늑약에 저항한 다섯 영웅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광복의 의미와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반크의 올해 광복 80주년 글로벌 캠페인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며,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것이 을사영웅 같은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을사늑약의 가해자보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저항 영웅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을사늑약에 저항한 이들을 기억하고 알리는 것이 21세기의 우리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의 독립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을 추진한 반크 이정우 청년 연구원은 “해당 캠페인을 통해 을사늑약의 이면에는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을사늑약에 저항한 영웅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는 을사늑약이라고 하면, 을사오적이 아닌 을사영웅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을사영웅을 시작으로, 가해자인 일제가 아니라 일제에 저항한 수많은 영웅이 기억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반크의 포스터는 을사늑약 체결 이면에 숨겨진 을사영웅의 저항 의지를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포스터는 그동안 일제와 을사오적에 가려졌던 을사영웅과 그들의 이름을 소개하고 있다.
을사늑약 원문과 체결 당시 사진을 배경으로, 종이를 찢는 효과를 통해 그 사이로 을사영웅을 등장시킴으로써, 이제는 을사늑약의 가해자보다 저항한 영웅들을 먼저 기억해야 할 필요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포스터 하단에는 “을사영웅이 더 이상 가해자 일제에 의해 숨겨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1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황현과 조병세 같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의 특징을 유추할 수 있는 옷차림과 함께 그들의 이름을 명확히 표기하여, 다섯 명의 영웅의 얼굴과 이름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누리꾼들은 해당 포스터를 반크 공식 사이트와 글로벌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반크는 누리꾼들이 포스터를 내려받아 가해자 일제와 을사오적보다 을사영웅의 저항의지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을사영웅 명예도로명 지정’과 ‘을사영웅상 수여’ 등의 추진을 목표로, 을사영웅 기념 캠페인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크는 앞서 언급한 광복 80주년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민 주권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안창호의 민주주의 정신을 담은 국가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과 기존의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