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삼촌’.   (사진출처=웨이보)

‘붉은 삼촌’. (사진출처=웨이보)


중국에서 여장을 하고 남성들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른바 ‘붉은 삼촌’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강타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 경찰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38세 중국인 남성 자오 씨를 음란물 유포 혐의로 체포·구금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오 씨가 여장을 한 채 남성들을 집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맺고, 이를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SNS 게시물을 통해서다. 웨이보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붉은 삼촌’으로 불리는 60대 남성이 난징 자택에서 1691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영상을 유포했다는 내용이 확산됐다. 이 해시태그는 단숨에 웨이보 인기 검색어 1위로 올라섰고, 조회수는 2억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자오 씨의 실제 나이는 38세였고, 60세라는 정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000명이 넘는 남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 성관계를 가진 인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다.

자오 씨는 현재 구금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영상 유포 경위와 범행 기간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건이 확산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자오 씨와 관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의 얼굴을 모은 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사진을 공유하며 “당신의 남편이나 약혼자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조롱성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성병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난징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접촉자 중 건강이 걱정되는 사람은 언제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방역 차원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1997년 동성애가 비범죄화됐지만,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특히 이 같은 행위가 대규모로 퍼질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웨이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악의적 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법적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