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릴레이인터뷰]김경문감독“두산을품겠다”

입력 2008-03-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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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50) 두산 감독은 ‘두집살림’을 하는 남자다. 베이징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자 올해로 5년째 두산 덕아웃의 수장으로서 한손에 두개의 지휘봉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시절보다 빛나는 지도자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그이지만 1인2역을 맡다보니 부담감도 두배로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일본전에서 빚어진 ‘위장오더사건’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두산의 간판선수격인 내야수 안경현-포수 홍성흔과 겪고 있는 진행형의 갈등은 자존심 강한 스타들로 구성된 프로 구단 지도자로서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베이징올림픽 메달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고독한 남자’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느라 고생했다. 지역예선과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남모를 고민과 더불어 보람도 많았을 텐데. 본선까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지난 겨울부터 야구계가 어수선했는데 ‘대표팀 성적마저 안좋으면 어쩌나’라는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조화를 이뤄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 선수단 구성에서 투수와 야수의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가 힘들었다. 예선과 달리 올림픽 본선에서는 투수를 세이브(비축)하면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이길 경기는 확실히 잡아야 한다. 역시 선수 구성이 포인트다. 또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올림픽 이전까지 시즌을 치르다보면 컨디션 좋은 선수가 드러날 것이다. (대표팀 세대교체를 염두에 뒀지만) 본선을 위해서는 커리어 있는 선수(고참)라도 잘 하면 뽑을 것이다.” -15일 귀국 후 대표팀 감독 사퇴의사를 내비쳤다가 마음을 돌린 이유는 무엇인가. KBO의 ‘권한을 강화해주겠다’는 약속에 대한 생각은. “이번 올림픽이 야구에 좋은 기회다. 나보다 더 좋은 분이 있으면 활용해야 한다는 바람이었고, 나 역시 팀(두산)에도 집중하고 싶어서 하일성 사무총장에게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내 얘기를 직접 들은 기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생기면서 당초 취지와는 달리 오해가 생겼다.” -‘두집살림’의 부담감도 컸을 텐데. 대표팀을 지휘하는 동안 두산 선수단 관리는 어떻게 했나. “(대표팀 훈련 소집 전) 두산 캠프에 있는 동안 최대한 선수를 점검하려고 했다. 팀을 떠난 동안에는 박종훈 2군 감독이 지도했는데 돌아와서 보니 역시 잘 준비해놓은 것 같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하고 활동하는 동안 두산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8월에도 마찬가지일 텐데. “구단에는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제 두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 준우승해 올해 성적에 대해 부담이 클 듯하다. 올해 목표로 이미 우승을 선언했는데 정규시즌 순위는 어떻게 예상하나. 또 올해 프로야구 전체판도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시범경기 중 팀에 합류해 정확히 모르지만 역시 SK, 삼성, KIA가 강할 것으로 본다. 롯데는 강력한 다크호스다. 전체적으로는 8개 팀의 전력차가 적은 듯하다. 두산은 작년보다 불펜이 좋아져 여름 고비를 잘 넘기면 괜찮을 것이다. 군에서 복귀한 투수 이재우와 이재영을 기대한다. 작년에 고생한 임태훈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이 맹활약했다. 올해 새롭게 두각을 나타낼 선수가 있는가. 또 올해도 뛰는 야구를 강조할 것인가. “시즌을 치르다 보면 반드시 부상선수가 생긴다. 백업요원들의 기량이 향상돼야 한다. 작년 신인 내야수 오재원, 내야수 김재호, 포수 김진수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작년 신인 이용찬은 두산의 미래이므로 회복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다.” -김선우가 두산맨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데 지켜본 소감은 어떤가. 지난해 리오스의 공백을 메우는 데 큰 문제가 없을까. 돌아온 용병 개리 레스의 기량도 주목되는데. “레스는 예전에도 볼을 압도적으로 빠르게 뿌리는 투수는 아니었다. 경험과 컨트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다. 과거 두산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려 했지만 일본으로 떠났다가 돌아왔다. 그래도 인상은 좋다. 맷 랜들도 레스가 소개해준 선수다. 용병 투수간에 호흡이 좋아야 하는데 이상적이다. 10승 이상은 가능할 것이다. 그 이상은 보너스다. 김선우도 두자리 승수만 해주면 만족한다. 작년에는 리오스가 등판하면 반드시 이겨줘야 했는데 선발진에 김선우, 레스, 랜들이 있어 올해는 여유가 생겼다.” -두산 감독으로서 계약 마지막 해인데 올해 청사진 또는 팀의 슬로건을 밝혀달라. “내가 재계약에 너무 초점을 맞추면 시야가 좁아진다. 재계약에 연연치 않고 지금까지 하던 대로 편하게 하겠다. 두산은 활기 넘치고 내용 있는 경기를 하는 팀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팬들에게 항상 박진감 넘치는 야구를 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스포츠동아에 바라는 점을 얘기해달라. “스포츠가 전해줄 수 있는 감동과 재미를 멋진 기사와 보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해 많은 사랑을 받는 신문, 끊임없이 발전하는 신문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경문 두산감독 프로필 ○생년월일=1958년 11월 1일 ○출신교=옥산초∼동성중∼공주고∼고려대 ○선수시절 포지션=포수 ○프로선수 경력=OB(82∼89)→태평양(90)→OB(91) ※통산성적=700경기 1494타수 329안타(타율 0.220) 6홈런 126타점 ○프로지도자 경력=삼성 배터리 코치(94∼96)→OB 배터리 코치((98∼2003) →두산 감독(2004∼ ) ※감독 통산성적(2004∼2007)=511경기 275승5무227패(승률 0.548) / 한국시리즈 준우승 2회(2005·2007) 정재우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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