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권한막강…장난치면신도못이겨

입력 2008-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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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스페셜]핸드볼왜판정시비가많은가
지역별로 다른 플레이스타일 고의성 파울 판별기준 주관적 국제연맹의 외압도 무시 못해 핸드볼 대표팀은 아시아연맹 회장국인 쿠웨이트를 비롯해 중동 팀들과의 경기에서 불합리한 판정을 감수해야 한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수문장 강일구(32·인천도시개발공사)는 “심판이 장난치기 시작하면 신도 못 이긴다”고 했다. 남자 대표팀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는 카타르에게 28-40으로 졌다. 카타르 선수들과는 경기 전 “오늘은 너희가 힘들 것이다”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편파판정에 대한 피해의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쿠웨이트를 만나면 꼬리를 내려야 한다. “실력에 상관없이 쿠웨이트에게 안 된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 강일구의 증언이다. 남자대표팀 김태훈(45)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는 라인 30cm 밖에 있어도 라인크로스를 지적당하곤 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잘 드러나지 않는 편들기다. 핸드볼은 심판의 재량이 크다. 프로농구의 공격제한 시간은 시계가 재지만 핸드볼의 오버타임(시간을 고의로 지체할 때 공격권을 바꾸는 규정)은 심판이 판단한다. 상대가 분명히 밀었는데 파울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명백한 득점기회에서 잡았기 때문에 페널티스로와 2분간 퇴장을 줘야 하는데 평범한 파울을 선언하는데 그친다. 고의성을 판별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마다 다른 핸드볼 스타일이 판정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강일구는 “유럽심판들에게 가장 많이 당하는 것은 오버스텝”이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의 스피드와 풋워크는 세계 최고 수준. 공을 잡고 세 발을 걸을 수 있지만 “두 발만 걸어도 휘슬을 불 때가 있다”고 했다. 강일구는 “유럽 선수들에게만 익숙한 심판들이 한국 선수들의 발놀림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몸싸움 과정에서 일어나는 파울논란도 마찬가지다. “유럽리그는 거친 몸싸움을 인정하기 때문에 유럽 심판들은 푸싱파울에 관대하다”는 것. 결국 판정논란은 핸드볼이라는 종목 자체의 특성과 지역별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 국제연맹의 외압 등이 중첩되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한국팀에게는 좀처럼 통하지 않는 방해공작도 있다. 강일구는 “한국 팀에게 오버타임 규정을 악용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유는? “심판이 휘슬을 불기도 전에 골을 넣어 버리기 때문”이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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