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천재도노력안하면‘우물안물개’!”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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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국가대표출신父子조오련-성모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우선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이 더 중요할까.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기량이 향상되는데도 한계가 있을 터이고, 훈련을 게을리 한다면 챔피언의 피가 흘러 자질이 뛰어나더라도 큰 빛을 보지 못할 터이다. 결국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하지만, 훈련환경이나 생활환경 등의 환경적인 영향도 무시 못한다는 의미이다. 뛰어난 선수의 유전적 형질을 이어받았다면, 보통 사람들보다는 운동에 대한 빠른 적응력과 우수한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이 그 만큼 크다. 이와 관련한 국내의 대표적인 스포츠스타로는 차범근(축구)-차두리(축구)를 비롯해 김유택(농구)-김진수(농구), 신치용(배구)-신혜인(농구), 하동기(농구)-하승진(농구)-하은주(농구), 백옥자(육상)-김계령(농구)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챔피언의 유전자에 대해 실제 부자지간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6)과 수영 국가대표 출신의 둘째 아들 조성모 선수(23·한국체대 대학원)의 토크로 풀어본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물과 친해지다 조오련은 아들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물음에 환경적인 요인을 우선으로 꼽았다. “내가 수영을 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아들도 물에 대한 적응력이 빨랐다. 어려서부터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다. 유전학적으로 운동에 대한 유전인자를 대물림 받았는지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수영을 오래했다는 것이 아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조오련의 주변 환경이 모두 수영과 관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물과 접촉했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천부적인 소질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영선수가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조오련은 덧붙여 우스갯소리로 수영을 권한 이유를 늘어놓았다. “그래도 아버지가 아시아의 물개인데 아들이 물에 빠져 죽으면 창피할 노릇 아닌가. 또 수영은 신사 운동이기에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조성모 또한 어려서부터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한다. “4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 기억하고 있는 시점부터 수영을 한 것 같다. 당시 아예 수영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조성모는 어려서부터 들은 아버지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수영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줬다. 수영의 영법이나 마음가짐, 특히 레이스 도중에 가져야할 마음 자세 등을 빨리 깨우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닮긴 많이 닮은 모양이다 조오련과 조성모가 가장 많이 닮은 점은 무엇일까. 이들 부자가 가장 많이 닮은 점은 ‘영법’이라는 게 조오련의 설명이다. “내 주위에서는 아들과 내 영법이 무척 닮았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어깨 관절 부분이 비슷해서인지 수영 폼이 똑 같은 모양이다.” 또 하나 닮은 것은 심폐기능과 소화기능이라고 한다. “심폐기능이 좋아 지구력이 강하고, 어떤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먹성이 비슷하다.” ○그래도 노력 없인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하지만 조오련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챔피언의 유전적인 요인 보다는 ‘근성’과 ‘노력’이다. “아무리 좋은 피를 물려받으면 무엇 하나.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수영은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운동이다. 또 고통스럽다. 이런 종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꼭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와 근성을 발휘해야만 좋은 기록, 뛰어난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조성모 또한 이런 아버지의 논리에 100수긍한다. “아버지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악바리 근성이다. 아버지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혹자가 말하기를 ‘자기가 타고난 줄 알았다면, 운동을 안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타고난 요인을 갖고 있다면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만이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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