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삭감은프로야구죽이는일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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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의 스포츠클럽 롯데의 신선한 돌풍과 LG, 한화의 불안한 출발 속에 프로야구가 개막됐다. 모든 것이 부족한 가운데 출범한 우리 히어로즈가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괜찮은 성적을 보여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각 팀의 고참 선수들은 근심,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봄 캠프 때 불어닥친 히어로즈의 연봉 한파에 대한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채 시즌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적자 해소를 위한 연봉 조절엔 어느 정도 동감 합니다. 그러나 히어로즈 선수들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어 놓고 대폭 삭감을 강요하면 선수들은 어떻게 합니까. 특히 고참 선수들은….” 이런 현장 분위기를 예사롭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러한 사태에 더욱 우려되는 것은 구단들의 단견이다. 그동안 우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값을 올려놓은 일부 구단들이 이제와서 히어로즈의 어려운 상황을 등에 업고 대폭 삭감의 칼을 빼들 경우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클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95년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한 프로야구가 그 후 관중이 감소하면서 박찬호의 MLB 맹활약을 바라보던 시각은 일반 국민들의 시각과는 달랐지 않았는가. “왜 박찬호 중계에만 열을 올리는가. 그 열풍에 프로야구가 죽고 있다.” 박찬호가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당시 빙그레 이글스가 계약금 2000만원 차이로 서운하게 만들면서 미국행을 선택케 한 것을 구단들은 벌써 잊었는가. 지금처럼 경비절감이란 명분 속에 히어로즈가 앞장서고 다른 구단들이 속으로 박수 치면서 밀어붙일 경우 야구의 앞날은 결코 밝지 않다. 우수고교 선수의 해외진출, 야구보다 축구 등 타 종목 선호, 아마야구 위축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 아닌가. 이미 학부모들의 “야구 시켜서 뭐하나요”란 볼멘소리가 더욱 커졌다. 구조조정도 완급 조절을 하면서 합리적으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궁극적 목표가 제 10구단 창단 유도를 위한 고통이란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 이지만. -허구연 야구해설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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