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일본·일본야구]프로야구2군시스템의특징

입력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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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2군행을 계기로 일본 프로야구의 2군 시스템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일본의 2군 시스템은 레벨을 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팜 시스템과 비슷하다. 부상 등 다양한 사유로 2군에 내려간 선수들이 있고, 그 아래 육성군이 있다. 일본에선 3군 대신 육성군이라 부르는데 주로 고교를 갓 졸업한 루키급들이 몸담는다. 배팅, 팀플레이, 번트, 수비 등 기본기를 주로 익힌다. 나카무라 노리히로도 육성군을 거쳐 주니치 주전으로 재기했다. 다만 운영이 독립적인 미국 마이너리그와 달리, 일본은 구단이 팜을 직영한다. 구단과 관계없이 운용되는 사회인 클럽팀이 있는데 여기에도 스카우트가 파견되고, 간혹 드래프트에 낙점받는 선수가 나온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사회인 대표팀 위주로 구성된 일본팀이 한국 대표팀을 꺾기도 했었다. 노모 히데오 같은 선수는 사재를 털어 ‘노모 클럽’이란 사회인 야구팀을 만들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2군은 연고 지역에 따라 이스턴리그와 웨스턴리그로 구분된다. 이스턴 7개팀(요미우리-니혼햄-요코하마-야쿠르트-라쿠텐-세이부-롯데), 웨스턴(주니치-한신-소프트뱅크-히로시마-오릭스) 5개팀으로 구성돼 있고, 교류전을 포함해 100경기 가까이 치른다. 2군도 일본시리즈가 있다. 단 7전 4선승제가 아니라 단판승부다. 내가 볼 때, 2군에서의 승부 시한은 3년이다. 이유 불문하고 3년 안에 1군에 올라가지 못하면 힘들다. 나 같은 경우도 요미우리 입단 후 어깨 통증 등의 이유로 3년간 2군에 있었다. 이후 4년째에 1군으로 승격됐지만 이후에도 밸런스에 문제가 있을 때, 2군에 가서 조정하고 올라오곤 했다. 호리우치도, 나가시마도 2군에 내려간 적이 있었다. 신인의 1군 직행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극히 드물다. 요미우리의 아베나 다카하시는 대학 졸업 후 바로 1군에서 뛰었는데 예외적 케이스다. 이치로조차 오릭스 초기 시절, 감독이 타격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탓에 2군을 전전했다.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인인 니혼햄의 나카타도 현재 2군에 있다. 규정상 이승엽은 최소 10일간 2군에 머물러야 한다. 이 기간 이승엽이 “이젠 끝”이라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올 것이다. 그러나 2군에 머무는 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면 어려워진다. 조기 복귀를 이루려면 향상심이 절실하다. 왜 지금 2군에 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느껴야 한다. 많이 달리고, 치고, 변화된 실적을 2군의 감독, 코치들이 보고 1군에 보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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