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역영!역시!]“괴력의피니시,비결은지구력”

입력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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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박태환을날렵한몸으로…강도높은트레이닝결과‘뒷심’향상
한달 만에 달라졌다. 박태환은 3월22일 한라배수영대회 자유형 200m 대학부에 출전했다. 기록은 1분48초10. 2007년 3월 호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분46초73에 1초37 뒤지는 기록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박태환의 최대 강점인 지구력에 있었다. 마지막 50m의 기록은 27초45. 27초22에 들어왔던 세계선수권보다 0.23초 더뎠다. “대표팀 합류 이후 지구력과 단위스피드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이 정도로 나온 것”이라며 애써 위안을 삼았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2월 말, 1년 7개월 만에 박태환과 재회한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의 벗은 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디빌더처럼 우락부락한 근육 때문. 스타트와 초반스피드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키운 몸이 지구력에는 오히려 해가 될 것임을 예견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의 도움을 얻어 측정한 수치상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전지훈련부터 지구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EN1, EN2, EN3 지구력 향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훈련의 강도가 커진다. 초기에는 기초지구력훈련(EN1, EN2)에 중점을 뒀고, 몸이 좋아질수록 특수지구력훈련(EN3) 비중을 높였다. 지구력 훈련은 지루한 고통의 연속이다. 특수지구력 훈련의 경우 최고 속도의 85~90정도의 속도로 맥박수를 유지하면서 ‘젖산역치’에 이르도록 헤엄을 쳐야 한다. 맹훈련으로 소문난 노민상 감독조차 “녹초가 된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고 할 정도. 훈련이 힘들수록 자신감은 붙었다. 1주일 전 태릉에서 만난 노 감독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3월 1일부터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6개월에 이르는 훈련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그 전의 결과들은 모든 것이 과정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예상보다도 빨리 나타났다. 18일 경기에서 박태환의 마지막 50m 기록은 26초79.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06초를 기록,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괴력에 다가섰다. 몸도 속근이 빠지고 지근이 붙어 세계선수권 당시의 매끈한 몸으로 돌아온 모습. 노민상 감독은 “대회 기간 중에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열흘 정도 훈련을 손해 본 셈”이라면서 “21일, 대회를 마치고 태릉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기초지구력 훈련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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