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글래빈·칼립켄Jr,신화를만든‘자기관리’

입력 2008-04-2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톰 글래빈과 칼 립켄 주니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메이저리그에서 누구 못지않은 화려한 경력으로 스타로 군림하며 팬들의 사랑을 엄청나게 받는 선수라는 점일 것이다. 혹은 경기가 어떤 상황이든 냉정을 잃지 않고 얼굴 표정에서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평정심 유지의 대가라는 점도 공통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이외에 이 둘을 연결시키는 고리를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의 경력을 잘 살펴보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 운동선수의 최대의 적이자 어쩌면 피해갈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부상과 인연이 없다는 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제아무리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 뛰어나고 각 팀 감독들이 ‘저런 선수 한번 데리고 뛰어봤으면…’ 하는 꿈의 선수라고 해도 부상의 악령에 말려들면 천부의 재능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1987년 8월 17일 데뷔한 글래빈은 21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사상 23번째로 300승 투수로 등록했고, 2번의 사이영상 수상, 10번의 올스타 선정, 5번의 다승왕에 오른 스타 중의 스타이다. 4월 19일 현재 672경기에 등판했고 이 모든 경기는 선발 경기였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글래빈은 21년 동안 단 한번도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적이 없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20일 생애 처음 DL에 올랐다. 은퇴하기 전까지 DL 등재 없이 선수생활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지금까지 그런 기록 자체를 유지했다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 립켄은 2632경기 연속 출장 기록으로 ‘철마’라는 별명을 얻은 불세출의 스타이다. 신인왕, MVP 2회, 19번의 올스타…. 현역 시절 선수들이 뽑은 가장 존경하는 선수였다. 그는 19년 이상을 단 한번도 결장하지 않은 진정한 철인이다. 기록 행진 중 손가락 골절상도 있었고 심각한 무릎 및 허리 부상도 있었지만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정신력으로 대기록을 일궈냈다. 그는 기록 행진을 멈춘 후 인터뷰를 통해 “기록이 쌓여나갈 때마다 발밑의 얼음이 옅어지는 느낌이었다”며 살얼음판을 걸었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벽에 못을 박는 일 등 남들에게는 흔한 일상생활도 안전사고를 염려해 하기가 두려웠다고 하니 흔히 말하는 ‘자기 관리’는 말할 필요도 없다. 자기 관리는 문자 그대로 스스로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누가 시킨다고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가 있고 꾸준함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랫동안 필드에 머무르려면 스스로를 관리하고 아껴야 하지 않을까.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 아무 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 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