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특집] KISS연구원들이느끼는애로점은?

입력 2008-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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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4명이수백명선수심리치료
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해 과학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KISS 연구원들이 느끼는 애로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것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구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일하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보다 더 전문화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엘리트스포츠 전반에 걸쳐 알차고 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한 첫째 지적은 연구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종목마다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르고 그 중요도도 다르지만, 체력, 기술, 심리 요인들에 대해서는 종목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원도 28개 올림픽종목(세부 종목은 302개임)의 대표선수 모두에게 고루 혜택을 줄 수 있을 만큼 지원인력이 충분하지 못하다(현재 16명의 연구원이 전 종목을 담당함). 예를 들어 심리 파트의 경우 태릉선수촌에 있는 선수들은 수백 명에 이르지만, 이를 커버하는 연구원은 단 4명뿐이다. 따라서 심리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선수 또는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대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한 종목당 5∼6명이 지원하고 있다. 미국도 우리나라 태릉선수촌과 유사한 USOTC(US olympic training center)를 중심으로 각 경기단체 관련 과학자 3∼4명 이상이 지원하고 있다. 수적으로 열악한 현실 때문에 연구원들은 메달이 가능한 일부 종목에 대해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할 수밖에 없고, 메달 기대가 어려운 종목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 첨단 과학기자재의 부족도 해결해야 할 급선무이다. 경기력 향상의 첫걸음은 선수의 현재 경기력 수준이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데서 시작되고, 이를 위하여 과학기자재는 연구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이다. 오늘날 의학 발전이 의료 장비를 포함한 의용과학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큰 것처럼 스포츠과학 발전도 역시 첨단 기자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엘리트스포츠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것이다. 체육과학연구원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대표팀과의 친밀한 유대를 통해 스포츠 현장과 이론을 보다 유기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최첨단 기자재가 부족한 현실이라 한계가 있다. 스포츠과학 부문 국책 연구원 수준인 KISS가 보유하고 있는 기자재가 국내 일반 대학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고, 급할 때는 대학에서 빌려 쓰기도 할 정도다. 명색이 체육과학연구원에서 말이다. 일본은 아테네올림픽을 대비해 4000억 원을 투입하고 KISS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JISS를 신설하였지만, 약 30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체육과학연구원은 건물도 자체 건물이 아니라 문화재관리국에서 빌려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원들은 “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와 지도자다. 우리는 음지에서 그들을 도울 뿐”이라고 말한다.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들이 느끼는 고충을 바로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엘리트체육 전반에 대한 인식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정책입안자나 예산집행자들이 체육을 등한시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이런 문제점이 점차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연구원 모두의 생각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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