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그리고 또 골
해설을 하기 위해서나 취재를 할 때나 아니면 맥주를 마시면서 즐길 때도 축구를 보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역시 골이 터지는 순간이다. 전반 37분 경기 내내 밀리던 광주 박종윤 선수가 선취골을 터뜨렸다. “예, 골입니다. 드디어 골이 터졌습니다. 정말 멋진 슛이네요.” 3명 모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골 상황을 전달하기에 바쁘다.
‘아차, 이럴 때는 올 시즌 이 선수가 몇 번째 골을 넣은 건지 등을 상세히 설명해줘야지.’ 그때서야 책상 위에 놓여있는 기록표를 뒤적거린다. ‘올 시즌 2번째 골이구나.’ 입을 열려고 할 때쯤 이번에는 용인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맞는다. “아, 안타깝습니다. 광주 골키퍼의 결정적인 선방이네요.”
결국 ‘박종윤 선수가 올 시즌 2번째 골을 터뜨렸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날 터진 골은 모두 4골. 나는 몇 차례나 방송 중계의 기본에 충실했을까?
용인=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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