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점검-배드민턴]‘5g의환희’에어컨바람도변수다

입력 2008-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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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깍재깍. 태릉선수촌의 올림픽 시계가 쉼없이 흘러간다. 일분 일초가 아까운 시간이다. 이제 올림픽을 향해 혼신의 노력을 쏟을 때다. 과연 몇 개의 메달을 따낼 것인가도 관심이 가지만, 어떻게 준비했는 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테마스페셜 / 스포츠 & 사이언스>에서는 이번 주부터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7월말까지 주요 종목을 집중 점검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해당 종목 감독의 인터뷰와 종목별 올림픽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KISS 연구원 진단 등으로 꾸며 올림픽에 관심있는 모든 독자의 갈증을 풀어줄 요량이다. 첫 회는 ‘배드민턴’을 선정했다. 최근 배드민턴은 중국선수들의 독무대처럼 되고 있다. 결승은 으레 중국선수들 만의 잔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중국의 아성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은 세대교체 과정에 있지만 피나는 노력과 준비로 2008년 주요 국제오픈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여서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 그리고 남자 단식 등에서도 메달획득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기량이 비슷해졌다. 따라서 같은 선수끼리의 대결이라도 어떤 게임에서는 일방적 승리를 거두지만, 또 다른 게임에서는 패배할 수도 있다. 이는 실력차라기 보다는 자기관리능력을 최대화하고 상대방의 전술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 배드민턴은 역사적으로 복식에서 우위를 보였다. 대표선수들의 훈련방법도 단식과 복식으로 나눠 진행된다. 복식과 단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완전히 다른 형태의 훈련이 필요하다. 선수들은 승리 포인트를 되도록 많이 쌓아 주요대회의 시드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자주 해외대회에 출전한다. 이렇게 바쁘게 진행되다보니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체력훈련이다’라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체계적인 체력훈련은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에 체력훈련 시간을 따로 배정해 체계적인 체력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상황적 특성과 지도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체육과학연구원(KISS)에서도 해외 전훈 중에도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다양한 트레이닝 방법을 개발 중이다. 체력은 빙산으로 치자면 물속에 잠겨있는 부분이다.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경기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체력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다 중요하지만 공격과 수비에 유리한 근파워, 신속한 방향전환 능력에 필요한 민첩성, 필요에 따라서는 60분 까지도 지속되는 경기에 필요한 유산소지구력, 부상방지와 효율적인 기술발휘에 필요한 유연성 그리고 신체의 중심이동과 균형능력에 필요한 평성성 등이 중요하게 지적된다. 대체적으로 경기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선수들이 체력 수준도 우수하다. 단식의 박성환이나 이현일이 그랬고, 복식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이용대와 정재성, 그리고 여자선수들로는 황유미, 전재연, 이경원과 이효정이 그렇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하는 기술과 전술 그리고 투지와 인내 정신이 최종적인 승리자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기술연마를 위해서는 1:1 연습도 있고, 1:4∼5명으로 빠르고 다양한 방향으로의 리턴동작을 연습하는 방법이 있다. 전술연마를 위해 KISS에서는 타란툴라 시스템을 이용해 최근 경기영상을 분석, 주요 상대 선수들의 기술적 특성과 행동특성 그리고 장단점 분석자료를 제공해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심리적 우위를 위한 투지와 인내력을 위해 심리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통한 심리처치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처치 방법들은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도 할 수 있도록 개별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체력, 기술, 전술, 정신력 이외에도 환경적 영향도 중요하다. 특히 배드민턴은 실내경기로 체육관의 크기(면적과 천장 높이), 기온과 습도 그리고 에어컨 바람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에어컨 바람 방향은 경기력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에어컨의 위치에 따른 바람 방향의 예상경로 등에 대해서도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장소를 찾고 환경을 만들어 시험하고 준비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량이 비슷하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는 선수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종합적인 능력 이외에 환경적인 준비 그리고 스포츠 과학을 적용한 노력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체력과 컨디션을 적절히 유지하고, 부상 당하지 않도록 준비하며, 상대 주요선수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한다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성봉주 KISS 책임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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