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발전을 위해서 시설의 현대화, 쾌적화는 절대적 요소이다. 그런 측면에서 야구계와 다른 종목도 축구계처럼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어느 스포츠 단체나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 단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축구계가 보여주고 있는 변화와 발전은 다른 종목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7일 인천시와 유나이티드가 2010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축구전용 구장 숭의 아레나파크를 포함한 숭의 운동장 도시 재생사업기공식을 가지면서 K리그 9번째의 전용구장 사용 팀이 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관계자들은 기공식이 있기까지 많은 노력과 수고가 있었을 것이고 인천시의 적극적 협조도 뒤따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박수 받고 있는 축구계에 비하면 다른 종목들의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박탈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야구의 경우엔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26년이 지나고 있지만 그럴듯한 야구장은 잠실, 사직, 문학구장 뿐이다. 팀 수도 1982년 프로야구가 6구단으로 출범했고 프로축구는 1983년 5팀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2009년 축구는 15구단이 되고 야구는 1991년 이후 8구단 그대로 머물고 있다. 다른 종목관계자들은 축구가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인프라구축에 성공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포항, 광양에 이어 탄생할 인천의 전용구장 건립은 월드컵과 무관한 것이다. 프로야구 초기에 축구계에서 프로야구계를 벤치마킹 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젠 야구를 비롯한 타 종목이 축구계를 벤치마킹 해야 할 정도로 축구계의 마스터플랜과 행정은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축구계가 안고 있는 이점도 있다. 조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조기 축구회를 비롯한 동호인 클럽의 폭넓은 저변은 지자체장 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 까지 영향력을 미칠 정도이니 지자체의 협조도 유도해 내고 있다. 그리고 정몽준 회장이 현역 국회의원으로 입법부, 행정부에 미치는 영향력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축구계가 차근차근 인프라 구축과 저변확대에 성공하고 있는 걸 보면서 이런 부탁을 전국의 지자체장에게 해보고 싶다. 복합적인 스포츠 컴플렉스 건립을 위해서도 힘써주고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건립방안도 권하고 싶다. 그 대표적 성공사례들은 선진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국민들은 모든 스포츠를 즐길 권리가 있고 턱없이 부족한 스포츠 시설투자를 요구할 권리도 있다. 표를 의식한 원칙 없는 정책이 체육계에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 물론 다른 종목 단체들도 축구계를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사심 없는 열정으로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도 해주기를 기다리는 단체보다 스스로 노력하는 단체를 돕지 않겠는가. 경기단체 행정 분야도 선수들이 필드에서 흘리는 땀만큼 노력하는 단체 만이 제대로 살아남는 시대가 이미 도래 했다. 허구연 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