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이 기록은 어떨까? 선수, 코치, 감독을 막론하고 장시간 필드에 머물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특이한 사항이 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 토리 현 LA 다저스 감독이다. 토리는 선수로서 밀워키,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 등에서 18년을 뛰었지만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77년 메츠에서 선수 겸 감독 생활을 시작한 후 6년, 애틀랜타에서 3년, 세인트루이스에서 6년 등 총 15년간 감독생활을 했지만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이 한을 푼 것은 양키스 감독을 맡은 첫 해, 즉 1996년이다. 결국 이전까지 총 33년간 4268경기에 참여했지만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고, 34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는 얘기다. 선수로 이 정도 경기수에 출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때 결국 선수로 장수하고, 코치건 감독이건 계속 메이저리그에 남아있어야 하니 만만치 않은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얼마 전 한화 송진우가 2000탈삼진을 돌파하면서 3000이닝 돌파를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오래 뛰면 기록은 쌓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뛰려면 자신의 의지와 목표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궁극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아야만 가능하다. 시대가 바뀌어도 꾸준함을 주는 이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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