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거포≠삼진왕’공식깬디마지오…불멸의기록들(하)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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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깨어지기 힘든 불멸의 기록들을 한 꺼풀 더 벗겨 흥미롭게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뉴욕 양키스의 조 디마지오는 우아한 수비와 폭발적인 방망이를 자랑했다. 그가 활약하던 시대의 최고 인기선수였다. 지금도 굳건한 ‘56연속경기안타’ 기록도 그의 소유지만 또 다른 깨지기 어려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37년부터 1941년까지 5년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그런데 그 5년 동안 자신이 당한 삼진수가 홈런수보다 적었다. 37년 46홈런-37삼진, 38년 32홈런-21삼진, 39년 30홈런-20삼진, 40년 31홈런-30삼진, 41년 30홈런-13삼진. 이 정도면 ‘슬러거는 삼진왕’이란 공식이 무색해진다.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머니볼’ 야구로 유명하고 도루의 가치를 낮게 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팀도루 수치도 거의 리그 최하위권에서 맴도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1957년 워싱턴 세네터스의 기록은 앞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 시즌 154경기를 치렀던 시대이긴 해도 당시 세네터스는 팀도루 13개만을 기록했다. 훌리오 베케르라는 선수가 3개 도루를 성공시킨 것이 팀내 개인 최다도루였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세상을 뜬 조 넉설의 최연소 메이저리그 데뷔 기록 역시 부동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해 한 경기에만 등판했지만 넉설은 만 15세 10개월 11일째가 되는 날 구원투수로 신시내티 레즈의 선수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성적은 0.2이닝 투구에 5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제대로 된 데뷔는 8년 뒤 23세 때였다고 볼 수 있지만 기록은 기록으로 남을 밖에 없다. 최근 단풍나무로 만든 배트를 선호하는 선수가 많다. 가볍고 밀도가 높아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다고 타자들이 믿으면서 많이 사용된다. 이 배트의 단점은 잘 부러진다는 것. 그럼 과연 누가 한 배트를 부러뜨리지 않고 가장 오래 사용했을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조 소웰이라는 선수는 1877경기 연속 배트를 부러뜨리지 않고 한 배트만 사용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배트를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 ‘블랙 벳시(Black Betsy)’라는 이름까지 붙이며 아꼈다고 한다. 쉽게 예상이 되겠지만 그는 14시즌을 뛰면서 통산타율 0.312를 기록했으며 통산 홈런은 49개에 그쳤다. 전형적으로 갖다맞히는 ‘슬랩 히터’였다. 그래도 그렇지 요즘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기록이다. 그리고 다른 기록에 묻혀 잘 보이지 않지만 행크 애런의 총루타수(6856) 기록도 대단하다. 홈런도 많이 쳤지만 안타도 3771개를 생산하면서 쌓은 기록이라 여타 선수들의 접근이 더욱 어렵다. 2위에 올라있는 스탠 뮤지얼의 개인통산 총루타수가 6134다. 무려 700루타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니 애런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그나마 앞으로 이 기록에 도전할 선수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정도다. 4332루타를 32세의 나이에 기록하고 있어 애런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면 이 기록은 어떨까? 선수, 코치, 감독을 막론하고 장시간 필드에 머물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특이한 사항이 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 토리 현 LA 다저스 감독이다. 토리는 선수로서 밀워키,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 등에서 18년을 뛰었지만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77년 메츠에서 선수 겸 감독 생활을 시작한 후 6년, 애틀랜타에서 3년, 세인트루이스에서 6년 등 총 15년간 감독생활을 했지만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이 한을 푼 것은 양키스 감독을 맡은 첫 해, 즉 1996년이다. 결국 이전까지 총 33년간 4268경기에 참여했지만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고, 34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는 얘기다. 선수로 이 정도 경기수에 출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때 결국 선수로 장수하고, 코치건 감독이건 계속 메이저리그에 남아있어야 하니 만만치 않은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얼마 전 한화 송진우가 2000탈삼진을 돌파하면서 3000이닝 돌파를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오래 뛰면 기록은 쌓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뛰려면 자신의 의지와 목표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궁극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아야만 가능하다. 시대가 바뀌어도 꾸준함을 주는 이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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