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1박2일끝장승부“OK”10명vs“NO”10명

입력 2008-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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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연장승부이대로괜찮은가…8개구단24명에게물어보니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우리전이 자정을 넘어 사상 첫 ‘1박2일 경기’로 치러졌다. 12일 오후 6시32분 시작된 경기는 연장 14회까지 진행되면서 13일 오전 0시 49분에 끝났다. 그러면서 13일 야구계는 올 시즌 처음 도입된 ‘무제한 연장승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스포츠동아>는 8개구단 감독과 선수, 단장 1명씩 총 24명에게 긴급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무제한 연장승부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주제였다. ○ 찬성파와 반대파 팽팽한 대립 총 24명 중 10명은 ‘팬들을 위해 승부를 내는 것이 좋다’고 답했고, 10명은 반대했다. 4명은 유보적인 입장이었다.<표참조> 부류별로 보면 감독 중에서는 3명(우리 이광환, 롯데 로이스터, 삼성 선동열)이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4명(LG 김재박, 두산 김경문, SK 조범현,한화 김인식)은 반대의견을 내세웠다. 선수들은 오히려 무제한 연장승부를 반기는 쪽이 4명(우리 송지만, 두산 김동주, 삼성 진갑용, 롯데 손민한)으로 반대(SK 조웅천, 한화 이범호, KIA 장성호)보다 1명 많았다. LG 박용택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단장들은 찬성(삼성 김재하, 두산 김승영, SK 민경삼)과 반대(LG 김연중, KIA 김조호, 우리 박노준)가 3대3으로 팽팽했으며 한화 윤종화 단장과 롯데 이상구 단장은 한쪽을 선택하지 않았다. ○ 왜 찬성하는가 롯데 손민한은 “야구장에 와서 무승부로 끝나는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이 어디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삼성 진갑용은 “예전에 이닝이나 시간제한이 있을 때 시간을 끌기 위해 신발끈 매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낫다고 생각한다. 팬들도 그럴 것이다”고 주장했다. 우리 송지만은 “프로라면 무조건 끝장을 봐야 한다.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다. 프로라면 그 정도 체력은 갖고 있다. 어제도 재미있게 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올 시즌 반환점 돌았는데 13회 이상 승부는 딱 두 번 나왔다.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르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야구발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이광환 감독은 “프로야구라는 게 비즈니스+스포츠 아닌가.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팬들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 왜 반대하는가 반대하는 쪽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논리를 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미국은 마이너까지 포함하면 가용자원이 팀당 200명을 넘는다. 국내는 신인이나 신고선수 등 2군까지 합쳐서 60여명이다. 실제로 2군에서 1군에 올릴 선수는 몇 명 없다”며 반대했다. SK 조웅천은 “1, 2군 선수간 격차가 심하다. 무제한 연장전의 여파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우리 박노준 단장은 “어제 실질적으로 해보니까 문제점이 여러 가지 나왔다. 승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장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정팀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 팬들의 목소리는? 무제한 연장승부에 찬성하는 쪽은 “팬은 승부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온다”는 주장이고, 반대하는 쪽은 “팬들을 위해서는 오히려 수준높은 경기가 더 필요한데 체력문제로 질 낮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반대하는 쪽은 “전날 목동구장 관중 대부분이 귀가해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몇 백명만이 경기장을 지켰다”면서 “누구를 위한 무제한 연장승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성하는 부류는 “귀가 때문에 팬들이 빠져나간 것이지 무제한 연장승부가 지루해 나간 팬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팬들의 관심도는 더 높았다고 주장했다. 12일 경기를 중계한 MBC-ESPN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이 경기의 시청률이 2%가 넘게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롯데-두산전이 끝난 오후 10시36분에는 무려 4.4%의 시청률이 나왔다고 한다. 윤성현 PD는 “MBC-ESPN의 최고시청률을 보이는 박지성 출전경기와 맞먹는 수치였다”면서 “시청률과 점유율에서 평소의 4∼5배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의 네티즌들 역시 무제한 연장승부를 찬성하는 쪽의 의견이 다수였다. ○ 보완할 점은?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 “무제한 연장승부를 위해서는 엔트리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년에 몇 차례 나오지 않지만 특정팀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시간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가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는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 연장전을 치르지만 아메리칸리그는 새벽 1시에 커퓨타임(Curfew Time·통행금지시간)을 적용해 서스펜디드게임(일시정지)으로 처리한 뒤 다음날이나 추후에 다시 이어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만약 무제한 연장승부를 하되 국내 여건상 시간제한이 필요하다면 밤 12시나 새벽 1시 정도로 시간제한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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