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일본,일본야구]용병늘리는‘아시아쿼터’손뼉친다

입력 2008-06-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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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에 한국계 선수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한신의 가네모토 도모아키처럼 당사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뭐라 말할 수 없는 사생활이다. 오릭스의 기요하라 가즈히로(추성훈의 링 세컨드이기도 하다)나 스즈키 이치로를 키운 아라이 히로마사 소프트뱅크 타격코치가 한국계란 소문도 있지만 직접 밝힌 바 없기에 단정할 수 없다. 개중엔 억측도 많다. 민감한 문제이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다만 장명부처럼 일본에서 뛰다가 한국프로야구로 와서 한국 이름으로 뛰었던 선수는 틀림없는 재일교포다. 한국계지만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배경엔 아이가 어떠한 인생을 살아갈지 모르는 부모의 배려가 자리했을 것이다. 행여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아이가 성인이 돼 한국계를 밝힐지 아닐지는 자신의 판단에 맡겨두면 된다. 30-40년 전에 비해 외국인 차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은 기억은 거의 없다. 다만 재일교포여서 나만 패스포트나 국적등록이 달라 어린 마음에 싫었던 느낌은 남아있다. 또 고교시절 고시엔대회 준우승 투수였지만 일본국가대표가 될 수 없었다. 내가 일본 귀화를 결정한 것은 요미우리에 입단하고 나서였다. 오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감독도 대만계여서 현역시절 일본국가대표는 되지 못했다. 최근엔 니혼햄 에이스 다르빗슈 유(이란계 혼혈로 이중국적 보유자였다)가 일본 국적을 선택하고 나서야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포함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내 경우 재일교포였던 덕분에 드래프트 대상자가 아니어서 요미우리의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것 하나 만큼은 행운이었다. 일본과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양국이 서로 문호를 개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이저리그나 대만야구에 가서 일본 선수가 도전하듯 한국에 진출해 야구인생을 개척하는 일본 선수가 나오고, 다시 그 선수가 일본으로 돌아가 부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홈런 5개밖에 못치는 선수가 한국에 진출해 30홈런 타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서 30홈런 타자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삼성에서 활약한 덕분에 일본으로 돌아가 재기할 수 있었다. 또 한국 선수들의 일본 진출도 보다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일본야구 경험을 통해 선동열이나 김성근 같은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일본이 추진하는 용병 아시아쿼터 설정에 찬성이다.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84년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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