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식옛말,맞춤훈련으로금메친다

입력 2008-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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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대표팀코칭스태프박명석·박장순·김인섭씨
태릉선수촌의 레슬링 훈련장.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땀을 많이 흘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도하는 감독도, 훈련하는 선수도 모두 한 마음이다. 후끈거리는 열기를 느끼고 있노라면 ‘훈련을 실전같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물론 목표는 메달이겠지만, 과정을 더 중시하는 듯 하다. 남자 그레코로만형의 박명석(마산시청) 감독과 김인섭(삼성생명) 코치, 자유형의 박장순(삼성생명) 감독을 만나 올림픽을 앞두고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 지를 들어봤다. ○ 과학을 접목한 훈련 예전과 비교하면 훈련 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 스파르타식 훈련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훈련 하나하나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다. 김 코치는 “레슬링하면 훈련량 많기로 소문난 종목이다. 하지만 이젠 그냥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한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설명한 훈련법은 ‘인터벌 서킷웨이트트레이닝’. 러닝 머신을 최대치(대개 시속 16km)로 두고 1분을 힘껏 뛴 후에 곧바로 웨이트 기구를 들어올린다. 이때는 최대 근력의 60% 정도를 든다. 또 다시 러닝머신 위에서 1분을 뛴 후에 다시 기구 훈련…. 이 같은 반복훈련을 1시간 이상 계속하다보면 녹초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후 선수 개개인의 피로도를 체크한다. 심박수나 젖산 수치를 확인하면서 개인의 훈련 강도를 측정한다. 이런 훈련은 그로기 상태에서도 힘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무산소운동인데, 투기 종목에 가장 어울리는 훈련법으로 알려져 있다. 코칭스태프는 그동안 주 1회 이같은 트레이닝을 해왔는데, 7월 부터는 주 2회로 늘리는 등 훈련강도를 더해간다는 계획이다. ○ 정지현 올림픽 2연패의 관건은 체중 관리 그레코로만형은 84년 LA올림픽 이후 매번 금메달을 따왔고, 자유형은 3개 대회 연속 골드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도 그레코로만형에서 골드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정지현(삼성생명) 김정섭(삼성생명) 김민철(성신양회) 박은철(주택공사) 한태영(주택공사) 등이 그레코로만형이다. 이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정지현. 박명석 감독은 “(정)지현의 실력은 세계적이다. 누가 보더라도 금메달 후보이고, 본인의 열정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정지현의 장기는 옆굴리기. 근력이나 체력이 우수한 선수만이 가능한 기술이다. 더불어 양다리 빠져들기도 그만의 특화된 기술이다. 파테르 자세에 있는 상대의 다리 사이가 아닌 밖으로 빠져나와 들어올리는 기술이다. 한가지 더 있다. 김 코치는 “이번 올림픽 위해 히든 카드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 바로 가로들기 기술이다. 공격 패턴이 다양화될 것이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7년 아제르바이잔 세계선수권 이후 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는 정지현이지만 코칭스태프는 그의 중량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레슬링의 계체는 하루 전날 이뤄지는데, 얼마나 많은 체중을 뺄 수 있느냐와 계체 이후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지현은 아테네올림픽 계체 때는 8kg 감량에 성공했고, 계체 이후 4끼 이상을 먹어 빨리 회복했다. 지금도 8-9kg 이상이 오버된 상태. 하지만 4년 전 보다 나이가 들어 회복 속도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정지현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상대는 일본의 사사모토이다. 박 감독은 “파테르 자세에서 방어하는 기술이 탁월하다. 지현이가 그립을 잡아내기 힘든 자세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지현 이외에도 긴장을 많이 하지만 집중력이 뛰어난 박은철, 최근 단점으로 지적됐던 근력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김민철, 디펜스 능력이 좋은 김정섭이나 한태영 등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 체력이 최우선 박장순 감독은 금메달의 제1조건으로 ‘체력’을 꼽았다. 박 감독은 “모든 것에 앞서는 것이 체력이다. 체력이 있어야 강한 정신력도 가능하다. 그 다음이 기술이다”면서 “지난해에는 기술적인 부분에 많이 할애했지만, 올해에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상대 전력 분석, 그리고 마지막 체력 강화훈련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실전훈련에 중점을 두겠다는 박 감독은 “현재까지 개인당 40경기 이상을 소화했는데, 올림픽 전까지는 100-150회 이상의 실전을 가질 예정이다. 바로 위 체급이나 외국 선수와 스타일이 비슷한 상대를 선택해 모의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규정 KISS 수석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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