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테니얼,야구는흥정이아니야”

입력 2008-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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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와 우리 히어로즈가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이미 권위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KBO나, 야구계에서 그동안 줄곧 정체를 의심받아온 우리 히어로즈의 모체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센테니얼)나 모두 더 큰 비판을 사게 됐다. 지난 27년간 그토록 공들여 쌓아온 프로야구의 품위에도 재차 생채기가 나게 생겼다. KBO 가입금의 1차 분납액 24억원의 납부마감시한이었던 6월 30일을 어긴 센테니얼은 하루가 지나서도 엉뚱한 말장난을 거듭했다. 선결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입금액을 찾을 수 있는 ‘에스크로 계정’을 내걸고 납부를 하루 연기했던 센테니얼은 1일 KBO 하일성 사무총장과 이상일 총괄본부장을 연쇄 접촉한 자리에서는 ‘내일(2일) 조건을 얘기하겠다’며 또 한번 지연전술을 구사했다. 도대체 자금이 있는지조차도 의심스러울 뿐더러 그날그날 달라지는 선결조건들의 내용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센테니얼 덕분에 KBO를 비롯한 프로야구 종사자들과 팬들은 이제 경제 상식 한가지를 확실히 체득했을 법하다. 물론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에스크로 계정’이란 상거래 방식이다. 더불어 한가지를 더 깨달았다. 센테니얼은 역시 프로야구를 장삿속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의 편의대로 KBO 입회금의 4회 분납을 요구, 이미 사상 유례없는 특혜를 받아놓고도, 이제는 기업간 또는 개인간 상거래에서 드물게 활용되는 ‘에스크로 계정’을 수단 삼아 수많은 팬들과 선수들의 꿈과 열정이 교감하는 ‘일류극장’을 약 팔아 이문이나 챙기기 위한 ‘이동식 간이극장’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KBO는 이제 더 이상 센테니얼의 떼쓰기와 의심스러운 상술에 현혹돼 억지 춘향이격으로 떠밀려 다녀서는 안 된다. KBO가 제대로 된 극장주라면 배우와 관객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줘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물건을 파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극장에 들여놓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사후관리라도 철저히 해야 한다. 혼자서 힘에 부친다면 극장의 지분을 소유한 이사들의 의견과 지혜를 빌려야 함은 당연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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