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승엽,베이징서‘부활신호탄’쏜다

입력 2008-07-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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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올림픽대표팀합류왜?
요미우리 이승엽(32·사진)이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이승엽은 12일 오전 요미우리 구단의 시마자키 국제부장과 만나 올림픽 참가를 허락받은 뒤 이 내용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화로 통보했다. 힘든 결정이었다. 그는 4월 13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당시만 해도 한시적 2군행으로 받아들여졌지만 3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2군에서 최근 호타를 과시하며 13일까지 32경기에서 타율 0.317을 기록하며 홈런 4방을 뽑아냈지만 1군행 기약 은 없다. 야구를 한 뒤 이렇게 오래 2군에 머문 것은 처음이다. <스포츠동아> 김일융 일본통신원은 이승엽이 2군에 내려갔을 때 “2군에 2개월 이상 있으면 1군에 올라오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 되고 있다. 팀당 4명만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 규정, 팀 내 선수구성과 전력의 역학관계도 1군 복귀의 걸림돌이다. 2군 장기화는 자칫 무기력과 정신적 황폐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조만간 1군에 호출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서히 초조해지고, 나중에는 무감각해지고 포기단계에 이른다. 선수에게는 독약이다. 이런 점에서 이승엽에게 올림픽 참가는 반전의 기회이자 승부수로 볼 수 있다. 한국 시절부터 그는 동기가 부여돼야 움직였다. 목적의식이 생기면 놀라운 집중력과 괴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2003년 56홈런 아시아 신기록,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극도의 부담감을 극복해냈다. 한마디로 스타 기질을 타고나 시선집중을 즐긴다. 올림픽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경우 1군행 돌파구가 의외로 쉽게 열릴 수도 있다. 설사 올 시즌 1군행이 어렵더라도 올림픽에서 건강한 육체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을 위해서다. 그는 이전에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베이징올림픽에 뛰고 싶어했다. 자신을 키워준 조국과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대표팀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지만 그로서는 애국심과 고육지책, 그리고 승부수가 어우러진 고뇌의 결단이다. 야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종목에서 제외된다. 8년 전 ‘시드니의 영웅’이 되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했던 이유다. 이승엽이 과연 베이징올림픽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동시에 한국야구에 올림픽 사상 2번째 메달을 선사할 수 있을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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