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의식하지마라”

입력 2008-07-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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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신 제대로 박힌 일본인치고 “30년간 덤빌 엄두를 못 내게 해 주겠다”는 이치로(시애틀)식 망발을 입에 담는 이는 없다. 그 이치로조차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연패를 당한 뒤 “이제 일본이 도전자”라고 꼬리를 내린 바 있다. 실제로 WBC 이후 일본야구는 한국야구를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은 한국을 잡는데 혼신을 다 쏟았다. 호시노는 이기고도 “이런 경기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한국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정도까지 한국야구의 위상이 상승한 데에는 한화 김인식 감독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WBC에서 일본의 국민영웅 오사다하루(왕정치) 감독을 2차례나 연파했고, 그 이전에는 코치로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나가 마쓰자카 다이스케(현 보스턴)가 등판한 일본을 2번 연속 잡아내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런 김 감독이 제시하는 한일전 비법은 “일본을 일본으로 안보면 된다”였다. 반대로 일본은 WBC 이후 한국을 의식, 경계하면서 양상은 더욱 박빙이 됐다는 것이다. 등에 짊어진 애국심을 내려놓고 “구성원 각자가 자발적으로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모일 때 국제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라고 백전노장은 충고했다. ‘태극기’, ‘마지막 올림픽’, ‘병역면제’에 짓눌릴지 모를 우리 대표팀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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