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의 거장’ 로저 클리브랜드(63)가 국내 골퍼들에게 웨지 샷의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지난 21일 방한했다.
로저 클리브랜드는 웨지로 유명한 ‘클리브랜드골프’의 창업자이자,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588시리즈’ 웨지를 만든 주인공이다.
1996년 클리브랜드골프가 다른 회사에 인수된 뒤 숱한 러브콜을 마다하고 친분을 유지하던 캘러웨이골프로 자리를 옮겨 지금은 캘러웨이골프의 클럽담당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캘러웨이 이직 후 아이언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X-12를 탄생시키며 역시 ‘로저 클리브랜드’라는 찬사를 들었다. X-14에 이어 가장 최근 출시된 X-프로토타입 포지드 아이언이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백발이 성성한 클리브랜드가 23일 인천 영종도의 드림골프레인지를 찾아 국가대표 골프선수들에게 웨지 샷의 비법과 장비 점검을 실시했다.
588 웨지는 지금 봐도 뛰어난 제품이다.
588웨지는 지금 봐도 매우 잘 만든 제품이다. 얼마나 유명하면 지금도 시중에 유사한 제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 만들고 있는 캘러웨이의 X-포지드 아이언과 웨지, X-프로토타입 아이언을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뽑고 싶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캘러웨이는 우드에 비해 아이언 비즈니스가 약했다.
클리브랜드가 다른 회사로 넘어간 후 많은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캘러웨이를 선택한 이유는 드라이버와 우드에 비해 아이언 비즈니스가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1996년 입사 한 후 첫 작품으로 X-12 아이언을 만들었는데, 캘러웨이의 전통적인 기술력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톱 라인을 가늘게, 솔은 좁게, 페이스는 넓게 만들었다. 캘러웨이의 창업자인 일리 캘러웨이와 리차드 햄스테터와의 인간적인 관계도 캘러웨이에 입사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한국의 골퍼들은 매우 까다롭다.
미국 골퍼들은 단순하게 골프를 즐기는 것에 만족한다. 그러나 한국의 골퍼들은 매우 열정적이다. 특히 한 타 한 타의 성적에 많이 집착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더 정교한 제품을 찾는다. 그런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한다.
필 미켈슨과 어니 엘스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두 사람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한 사람은 왼손잡이고 또 한 사람은 오른손잡이다.(웃음). 미켈슨은 잔디를 많이 파내는 다운블로 스윙을 구사하기 때문에 바운스가 큰 제품을 사용한다. 보통의 골퍼들이 사용하는 웨지는 8° 정도의 바운스로 충분하지만 미켈슨은 11°짜리 웨지를 사용한다. 어니 엘스는 부드럽게 쓸 듯 치는 스윙을 구사하기 때문에 많은 바운스가 필요하지 않다. 어니 엘스는 바운스가 9°인 웨지를 사용한다. 어니 엘스가 열일곱 살 때 클리브랜드골프의 소속 선수였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좀더 일하기도 편하다.
피칭 웨지의 로프트를 알고 있는가?
골퍼들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피칭 웨지의 로프트도 잘 모른다. 혹시 본인이 쓰고 있는 피칭 웨지의 로프트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나? 모르고 있다면 지금 클럽을 꺼내 확인해보라. 그리고 다른 웨지의 로프트도 함께 살펴보라. 그러면 현재 가지고 있는 세트 구성이 올바르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웨지 선택도 드라이버만큼 신중해야 한다.
브랜드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 피칭웨지부터 갭웨지, 샌드웨지, 로브웨지 등 클럽에 따라 보내고자 하는 거리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적당한 로프트의 웨지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클럽별 로프트의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거리 계산이 수월해질 수 있다.
클리브랜드가 캘러웨이 웨지를 만든다.
클리브랜드골프는 내가 세운 회사다. 계속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어 다행이다. 나의 이름이 걸려 있기 때문에 좀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캘러웨이 웨지를 만들고 있다. 이제 클리브랜드골프는 좋은 경쟁 상대 중 하나다.
※토요일 위크엔드팁에서는 로저 클리브랜드가 전하는 웨지 샷의 비법이 공개됩니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