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린다. 그 만큼 승부를 둘러싼 험난한 여정, 그 속에서 겪는 갈등과 아픔 그리고 그 뒤에 얻는 승리의 쾌감과 패배의 처절한 쓰라림이 허구의 이야기보다 더욱 극적이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의 유명 영화 및 게임 사이트 아이지엔닷컴이 올림픽 영화 톱7을 선정했다.
1. 미라클(Miracle)
1980년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무적으로 불린 소련팀에 맞선 미국 대표팀의 역경을 그린 이야기다. ‘은반 위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치열했던 경기에서 승리하기까지 선수들과 그들을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시킨 허브 브룩스 코치의 실화를 그려냈다. 커트 러셀이 브룩스 코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참고로 당시 실제 경기는 준결승전이었고 미국팀은 핀란드를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1924년 파리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의 에릭 리델(이안 찰슨)과 해롤드 에이브럼(벤 크로스)의 이야기다. 유태인에 대한 멸시 속에서 오로지 승리만을 향해 달린 해롤드와 스코틀랜트 선교사 에릭이 펼치는 집념과 투지, 희생과 인간애의 파노라마가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반젤리스의 장중한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1981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음악·의상상을 받았다.
3. 뮌헨(Munich)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연출작.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팔레스타인 테러집단 ‘검은 9월단’에 의해 살해당한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을 다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골깊은 갈등과 분쟁을 올림픽을 통해 통찰한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트로이’의 에릭 바나가 참극 이후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는 이스라엘 비밀첩보조직 모사드 출신 비밀요원으로 출연했다.
4. 쿨 러닝(Cool Runnings)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봅슬레이팀의 실화. 동계 스포츠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중남미 국가 자메이카의 대표팀의 이야기란 점에서 스포츠 코믹 영화라는 장르 콘셉트가 확연히 들어온다. 자메이카 선수들이 갖은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코믹함 속에서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마지막 경기를, 관객이 미처 예상못한 모습을 담은 장면에선 시큰한 감동을 안겨준다.
5. 퍼스널 베스트(Personal Best)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손녀 마리엘 헤밍웨이가 주연한 영화. 올림픽을 꿈꾸는 미국 여자 육상대표팀 선수들이 겪는 사랑과 아픔에 관한 이야기다. 마리엘 헤밍웨이와 호흡한 패트리스 도넬리는 실제로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을 지닌 선수 출신이다. 두 사람은 묘한 감정의 선을 내달리며 성장통을 겪는다.
6. 위드 아웃 리밋(Without Limits)
로버트 다우니 감독이 연출한 스포츠영화.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출전한 뒤 24세의 나이로 요절한 육상 선수 스티브 프리폰테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중장거리 육상선수인 스티브 프리폰테인은 ‘프리’라 불리며 1970년대 미국 육상의 최고 스타로 군림한 인물이다. 스타트 라인에서부터 전력질주하는 치열한 주법 같은 그의 삶을 담아냈다.
7. 블레이드 오브 글로리(Blades of Glory)
은반 위의 아름다운 형상을 그려내는 피겨 스케이터들의 이야기. 주인공은 남-남 커플을 이룬 두 남자 스케이터들이다. 이들은 어이없게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싸우는 바람에 메달은커녕 대회 출전 자격까지 잃은 라이벌 선수들. 두 남자가 펼치는 재기의 좌충우돌 해프닝이 즐겁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