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벗으시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의 퍼레이드를 이끈 200여 명의 중국여성들이 선발과정에서 ‘누드테스트’를 받아야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의 한 지역 언론에 따르면 주최 측은 이들의 ‘몸매’가 해당업무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원자들의 옷을 모두 벗긴 채 몸의 사이즈를 측정했다.
응모자 중 한 명이었던 장판(20·대학생)은 “우리는 모두 방에 들어가 옷을 벗은 상태로 줄자를 든 시험관으로부터 몸매 측정을 받았다. 키는 적어도 166cm는 되어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얼굴이 예뻐야 할 것, 그리고 젊은 에너지가 넘칠 것을 요구했다.”
수 천 명의 베이징의 대학과 댄스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전 세계의 관중 앞에서 자신을 어필할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장판은 1차 탈락했지만 400명의 치어리더에 합류할 수 있었다.
치어리더들은 짧은 흰 옷과 부츠, 모자를 쓰고 공연자들 중 가장 긴 시간인 3시간 30분을 공연했다. “우리들은 스타디움에 들어 찬 9만1000명의 관중들의 분위기를 고취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춤을 추었다.”
이들은‘스마일링’공연도 했다. 미소를 띤 채 춤을 추며 일제히 우산을 활짝 펴는 프로그램이었다. 공연자들은 3분의 공연을 위해 6개월간 연습해야 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까지 연습장에 도착했다. 연습이 끝나면 늦어도 밤 8∼9시까지 학교 기숙사로 돌아가야 했다. 가끔은 연습이 오후에 시작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새벽 1∼2시까지 연습했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모두들 1000번 이상씩 반복 연습해야 했다.”
연습 내내 웃어야하는 탓에 얼굴 근육이 굳을 지경이었지만 장판은 “그래도 뽑힐 수 있어서 기뻤다”며 또 다시 웃었다.
한편 개막식에 동원됐던 900여 명의 군인들은 이날 7시간 동안 건물 아래 숨어있어야 했으며,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어 모두 ‘작은 통’을 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닐슨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삼분의 일에 달하는 20억 명이 ‘올림픽사상 가장 화려하고 웅대했던’ 이날 개막식을 관람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