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동메달로 유승민(26·삼성생명)이 부담감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탁구남자대표팀은 18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유승민, 오상은(31·KT&G)과 윤재영(25·상무)을 앞세워 오스트리아를 3-1로 눌렀다. ‘맏형’ 오상은은 2007년 11월 어깨 수술이후 짧은 재활기간에도 불구, 첫 단식과 복식을 잡아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한국이 내준 한 게임은 유승민(세계랭킹8위)이 나선 두 번째 단식. 세계랭킹 47위 로베르트 가르도스에게 발목을 잡혔다. 유승민은 대만과의 예선전에서 췐취유안(10위), 홍콩과의 패자준결승에서 리칭(11위)에게 패했다.
유남규 코치는 17일, 홍콩과의 패자준결승에서는 유승민을 3번 복식으로 돌리기도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승민 대신 오상은을 4번 단식에 기용하겠다는 작전. 훈련과정에서는 오상은과 윤재영이 주로 호흡을 맞췄다.
유 코치는 “(유)승민이가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인지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택수 해설위원은 “유승민이 주무기인 파워 드라이브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드라이브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이 원인. 김택수 해설위원은 “몸 상태의 문제라기보다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에서 탁구협회의 내홍으로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요인이다. 유승민은 “예선에서 한두 번 지다보니 자신감을 잃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개인전은 내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만큼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다. 개인전 16강에서 세계랭킹 14위 드미트리 옵차로프(독일)를 넘어선다면 8강에서는 세계최강 왕하오와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은 단체전 4강에서 왕하오(중국)에게 1-3으로 졌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유승민은 “기분 좋은 동메달을 땄다”며 “이제 내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베이징=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