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끝났지만 아직 (레이스는)끝나지 않았다!”
13억 중국 인민의 영웅 ‘황색탄환’ 류시앙(25)의 한마디다. 18일 베이징 궈자티위창에서 열린 남자 110m 허들 예선에서 류시앙은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표면적 이유는 부상. 류시앙은 허벅지와 종아리, 뒷꿈치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수년 전부터 부상을 안고 대회 출전을 강행한 류시앙.
예선 도중, 발이 너무 아팠다고 토로한 그는 올림픽 주관방송사 CC-TV와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기대했는데 이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류시앙의 미국인 주치의는 ‘심적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는 이미 가려졌고,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중국 영웅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남았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광고 효과도 떨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는 “류시앙 특수를 기대하며 여러 광고를 준비한 나이키, 코카콜라, 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은 “류시앙은 중국의 상징”이란 입장을 보이며 당초 계획대로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부상에 의한 동정여론이 오히려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하지만 대다수 마케팅 업계는 고개를 젓는다. 류시앙이 작년 한 해 광고로만 2300만달러(240억원)를 벌었으니 손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레이스도 지고, 스폰서마저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 하지만 류시앙은“난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부류와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실력으로, 또 정신력으로 입증하겠다”는 류시앙은 “모두가 알다시피 난 반드시 트랙에 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