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한 야구. 야구의 이번 올림픽우승은 한국야구 100년사에 가장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매 게임 드라마틱했고, 마침내 대표팀 수준에서는 일본과 쿠바의 ‘공포’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7년 프로야구의 축적된 실력이 오늘 영광의 밑바탕이 되었으리라.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이번 올림픽 우승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수많은 패배와 좌절이라는 역사의 거울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룩해낸 쾌거이다. 한국야구의 존재가치와 수준을 증명해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은 당연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 야구는 매 게임이 명승부였다. 오죽하면 30년 해설하면서, 삶이 야구였던 하일성 사무총장이 떨려서 경기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고 하지 않는가. 팬들에게도 숨막히는 상황의 연속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신도 결과를 모르는 것이 야구라 했던가. 사람들은 말한다. 야구와 인생이 닮았다고. 필자는 정확하게 야구와 인생이 어떻게 닮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항상 불안하다”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닮은 것 같다. 스포츠의 특징 중에 하나가 ‘불확정성’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는 말인데, 야구는 정말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실력과 운명이 동시에 개입된다. 스포츠는 ‘결과론적 평가방법’이 적용된다. 그 중에서 특히 심한 것이 야구다. 인생과 야구는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아쉬움, 후회는 상시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길게 보면, 야구와 인생도 기본기와 실력이 있어야 오판을 만회할 수 있다. 야구의 ‘참맛’과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 올림픽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눈을 국내 프로야구로 돌려보면, 오늘부터 새로운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4강 전쟁’은 점입가경이다. 기쁨도 잠시, 선수들도 현실로 돌아와 당장 ‘일상의 삶’에 뛰어들어야 한다. 야구도 인생도 기쁨은 잠시이고, 새로운 ‘불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지 않던가. 올림픽 우승이라는 대망의 성취는 한순간의 기쁨일 뿐이다. 내년 3월의 ‘WBC’라는 더 큰 산이 한국야구를 기다리고 있으며, ‘야구장 인프라개선’과 야구저변 확대는 아직 요원하다. 곳곳이 지뢰밭이다. 야구와 인생은 ‘불안’이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그 ‘불안’마저 사랑하기 때문이리라. 이번 올림픽 우승이 국내야구의 성장과 발전에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전 용 배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