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내리는데 한쪽에선 올리기만 한다.
군산골프장(전북 군산)은 9월 1일부터 골프장에서 판매하는 식음료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올 초 그린피를 차등제 등을 적용하면서 화제가 됐던 군산골프장은 추가로 식음료 가격까지 내렸다. 골퍼들의 반응은 대환영이다.
그동안 골프장 내에서 판매되는 식음료의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았던 게 사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4배까지 높게 판매되면서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군산골프장은 캔음료 1000원, 삶은 달걀 500원, 해장국 6000원 등 현실적인 가격으로 인하해 골퍼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한다.
골프장의 주 수입원은 그린피(이용료)와 식음료 판매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군산골프장이 그린피와 식음료 가격을 대폭 인하한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군산골프장 강배권 대표이사는 “골프 대중화에 가장 큰 발목을 붙잡는 게 고비용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기는 시대가 만들어져야 골프의 대중화도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내리는 곳이 있으면 올리는 곳도 있는 모양이다.
뉴코리아골프장(경기 고양)은 지난 7월 1일부터 캐디피를 11만원으로 슬그머니 인상했다. 이 골프장의 그린피(이용료)는 19만원이다.
이러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최근 골프장의 증가로 캐디 구하기가 쉽지 않다. 뉴코리아골프장이 캐디의 이탈을 막기 위해 캐디피를 올려 준 것 같다”고 애써 두둔했다. 하지만 골퍼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한경준(45) 씨는 “정부에선 골프장이 다 망하게 생겼다며 세금까지 깎아주고 있는데, 배부른 일부 골프장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있으니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내에서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인식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부담 때문이다. 20만원이 넘는 그린피에 고가의 골프장비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일본은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다. 골퍼 스스로가 캐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이용한다. 그 밖의 경우엔 셀프 플레이가 일반적이다. 캐디가 없다고 해서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