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장인 서울 삼성 안준호(52) 감독은 “(이)상민이가 경기를 완벽하게 조율한 것이 승인”이라고 했다. 패장인 부산 KTF 추일승(45) 감독은 “패인은 (이)상민이를 막지 못해서…”라고 했다. 경기장을 찾은 ‘바스켓 퀸’ 정선민(34·신한은행)도 “(이)상민 오빠가 결정적일 때 해줘서 삼성이 이겼다”고 평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그를 위한 경기였다.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KTF전. 삼성은 70-71로 뒤진 4쿼터 3분14초 테렌스 레더가 파울을 범하며 두 용병이 모두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이상민(35)이 코트에 나설 때면 KTF 수비수들은 번갈아 가며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하지만 노장의 투지에도 이유가 있었다. 8일 삼성은 안양 KT&G에 77-113으로 대패했다. 이상민은 “농구인생에서 (내가 경기를 뛰면서) 그렇게 큰 점수차로 패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비디오 분석부터 다시 했다.
결국 이상민은 단 하루만에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 15점(3점슛 3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9-86 역전승을 이끌었다. 레더도 34점에 10리바운드를 건지며 뒤를 받쳤다. 쏟아지는 칭찬에도 이상민은 “(종료 19초를 남기고) 에반이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준 것이 승인”이라며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반면 KTF는 5연패 수렁에 빠지며 단독 꼴찌가 됐다.
전주 KCC는 이번 시즌 11번째 시도만에 자유투 첫 득점에 성공한 하승진(21득점·18리바운드)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천 전자랜드를 78-72로 따돌렸다. 대구 오리온스를 106-75로 대파한 ‘디펜딩 챔피언’ 원주 동부와 나란히 4승1패를 기록, 공동선두를 지켰다. 초반 3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는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뒤 2연패에 빠졌다. 서울 SK는 울산 모비스에 86-78로 승리, 4연패 후 어렵게 첫 승을 신고했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