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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만 SK의 적수가 아니다. 아시아시리즈는 올해로 4년째이고, SK는 작년부터 2년 연속 출전이지만 어디까지나 원정팀이다. 도쿄돔이 익숙한 세이부와 비교하면 보이지 않는 핸디캡이다.
일본 도착 첫날인 11일 도쿄돔 훈련이 무산됐기에 SK에게 시간은 12일 단 하루뿐이다. 작년에 SK가 집중 실시했던 훈련, 그리고 2년째 참가하는 선수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아시아시리즈의 외부변수는 크게 3가지, 도쿄돔의 타자친화성-돔 지붕-아시아시리즈 공인구의 반발력을 꼽을 수 있다.
○도쿄돔 효과
주니치 타이론 우즈는 2007년 요미우리와 클라이맥스시리즈를 앞두고 “도쿄돔은 좁은 구장이니까 힘을 절반만 써도 홈런을 쳐낼 수 있다”라고 호언한 바 있다. 우즈의 오만이겠지만 타자친화적인 도쿄돔의 일면을 보여주는 일화다.
실제로 도쿄돔은 홈런 등 장타가 잘 쏟아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SK 선수들, 특히 외야진은 이를 머릿속에 넣고 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견이 장점인 중견수 김강민은 “도쿄돔 잔디는 인조잔디라도 한국보다 플레이하기 훨씬 좋다. 그러나 외야펜스가 높은데다 장타가 잘 터지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 김강민은 “펜스수비는 (펜스가 높은) 사직구장을 생각하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플라이볼 경계령
작년 아시아시리즈 주니치전 바로 전날 실시된 적응훈련에서 SK 후쿠하라 코치는 야수들을 세워놓고 거듭 타구를 퍼 올렸다. 내,외야수들에게 일부러 플라이볼 잡는 반복훈련을 시킨 것이다. 프로 선수들에게 이런 기본적 플레이를 강조한 데엔 도쿄돔의 천장이 염려됐기 때문이었다. 도쿄돔 천장은 하얀색이어서 자칫 공과 겹쳐질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실책이 터질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겠단 의도였다. 내, 외야 디펜스가 탄탄한 SK이지만 플라이볼은 ‘도쿄돔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아시아시리즈 공인구&공중전
아시아시리즈 공인구는 한국에서 쓰던 볼과 비교할 때 큰 차이는 없지만 반발력이 더 좋다는 평가다. 투수도 던지기 쉽지만 한 번 맞으면 뻗어나갈 위험성도 증가한다. 더구나 최대라이벌 세이부는 정규시즌 198홈런으로 일본 12개 구단 중 최다홈런을 터뜨린 팀이다.
그러나 13일 세이부전 선발로 내정된 김광현은 부담보단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단판승부, 큰 경기는 투수전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김광현이 쾌조의 초반 구위를 보여준다면 일본시리즈처럼 세이부가 스몰볼을 불사할 가능성도 짙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