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천아,일본꼭가야겠니?…두산“좌완급구”

입력 2008-1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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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왼손 투수 이혜천(29)을 바라보는 두산의 심정이 딱 그렇다. 수년 간 좌완 기근에 시달려온 것으로도 모자라 그 중 최고의 카드가 팀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안타까운 이는 당연히 김경문 감독이다. 그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시작된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다 “혜천이가 꼭 있어줘야 하는데 하필이면 좋아진 상황에서 일본에 간다고 하니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시즌 성적이 7승(5패), 방어율 4.69에 불과했던 이혜천은 플레이오프 2경기와 한국시리즈 1경기에 선발로 나서 쾌투를 펼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던지는 팔의 각도가 점점 아래로 내려오면서 좌완 스리쿼터 투수라는 희소성도 갖게 됐다. 하지만 이혜천은 두산의 프리에이전트(FA) 삼총사 가운데 일본 구단과의 계약이 가장 근접해 있다. 무엇보다 선수 스스로가 일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두산 김태룡 운영홍보부문장은 “일본 쪽에서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확실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면서 “일본에도 왼손이면서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기 때문에 확실히 매력적인 카드”라고 했다.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야쿠르트, 요코하마가 그를 노리는 구단들이다.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1군에서 던질 만한 왼손 투수 후보는 금민철과 진야곱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금민철은 성장 속도가 김 감독의 기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진야곱도 입단 첫 해였던 올 시즌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는 무조건 투수로 뽑을 생각이다. 되도록이면 좌완 쪽으로 알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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