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비즈]학교체육,변화만이살길

입력 2008-1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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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국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가 선진국 평균(1.60명)에도 못 미치는 1.20명으로 최하위라는 기사를 보면서 이러다가 온 국민을 즐겁게 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러 갈 선수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문득 들었다. 좋은 대학 인기학과를 전공해도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1명뿐인 자식이 운동선수가 되겠다면 선뜻 동의할 부모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에서다. 특히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1명을 가진 젊은 부부라면 더욱 그렇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5년 한국의 1가구당 가족 구성원은 평균 2.88명이고 ‘부부+자녀’로 구성된 가구수가 전체 가구의 42.2%를 차지하고 있다. 기우에 그쳤으면 좋겠지만 최근 거의 전 종목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초등학교 선수 감소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례로 대한농구협회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초등학교 및 중학교 남자 농구선수 숫자가 56%씩 감소한 걸로 나와 있다. 인기종목에 속하는 농구가 이 정도면 다른 종목도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바야흐로 한국 스포츠계는 유소년부터 제일 꼭대기의 프로선수까지 선수층을 의미하는 선수 피라미드의 밑부분이 허물어지고 있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선수가 줄면 윗부분도 온전할 수가 없다. 종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도미노 현상의 종국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러 갈 선수가 없어 탄식하는 장면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출생률 저하현상을 우리보다 먼저 겪은 선진국 스포츠계는 어떻게 아무 탈 없이 여전히 스포츠 하는 인구가 많을까. 답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에 있는 것 같다. 선진국 유소년 클럽에서는 철저히 학업을 병행시키고 있다. 그러니 애들이 운동을 하겠다고 해도 부모가 대학 못 갈까봐 말릴 이유가 없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J리그는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인간을 키운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고, 바이엘04 유소년 클럽은 지도자들이 가르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축구 하는 재미와 기쁨이 떨어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지키게 하고 있다. 아이가 줄어드는 현상이 온 국민의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위해선 현재의 학교체육 시스템이 선진국형으로 바뀌어야 될 때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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