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한다."(신상우 KBO 총재)
"KBO 결정에 따르겠다."(삼성-히어로즈)
올 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궈 온 ´장원삼 파문´이 트레이드 승인 거부로 최종 결정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21일 오전 9시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삼성과 히어로즈는 지난 14일 삼성이 히어로즈 좌완 선발투수 장원삼을 영입하고, 삼성의 왼손투수 박성훈(27)과 현금 30억원을 히어로즈에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신 총재는 "삼성과 히어로즈 간에 이뤄진 현금 트레이드는 거부한다"고 밝힌 뒤 "히어로즈가 거액을 받고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하는 것은 창단 정신과 이사회 및 8개 구단간의 합의 사항에 위배되는 행위다"고 말했다.
특히 신 총재는 "히어로즈 창단 당시 5년간 구단 매각 금지 및 현금 트레이드 사전 승인을 계약서에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은 계약서에 넣지 않아도 이를 준수하겠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는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다. 그래서 거부한다"고 승인 거부 배경을 밝혔다.
이어 신 총재는 "KBO의 기본입장은 FA를 제외하고 일반 우수선수를 돈으로 사가는 것은 야구 균형발전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삼성이 사전에 돈으로 선수를 사려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단호하게 반대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 총재의 결단에 당사자인 삼성과 히어로즈는 일단, KBO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은 트레이드 거부가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전적으로 입장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내년에 있을 WBC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협조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도 일단 KBO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당황스럽지만 KBO가 내린 결정인 만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 일단 수용하겠다"면서 "구단 관계자들과 향후 대책을 놓고 협의할 생각이다. 재정 문제는 차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올 겨울 프로야구판에 대혼란을 가져온 장원삼 현금트레이드 파문은 일단락됐다.
히어로즈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현금 30억원을 삼성에 돌려주게 됐고, 삼성 훈련캠프에 합류한 장원삼은 원 소속팀 히어로즈로 돌아가게 됐다.
결국, 트레이드 불가로 최종 결정이 났지만 이번 트레이드 승인 거부 결정은 적잖은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이번 트레이드로 구단 간에 생긴 갈등의 고리를 하루 빨리 끊어 내야 한다.
한편, 신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2009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않고, 그 전에 물러날 뜻을 밝혔다.
신 총재는 "장원삼 트레이드 건과는 별개이지만 퇴임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올림픽과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그만두려고 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임기 중 마지막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을 해 그 이후에 물러날 것이다"고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시스】